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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가 서쪽에서 떴다.

날도 더운데 붓을 들다니 웬일인가?

게으르지 않겠다 잘라놓은 신문은 작년 4월 기사였다.

쭈그리고 앉아 하는 일을 점점 멀리하게 되어 취미생활이 한동안 없었다.

묵향이 코끝에 닿으며 반가웠으나 붓도 벼루도 서운해 했다.




 


*고려 말 승려 진각국사(1178~ 1234)가 지은 '산에서 노닐다(游山)'란 禪詩다.

 臨溪濯我足(임계탁아족) : 시내에 가서 내 발을 씻고

 看山淸我目(간산청아목) : 산 바라보며 내 눈을 맑게 하네.

 不夢閑榮辱(불몽한영욕) : 부질없는 영욕은 꿈꾸지 않으니

 此外更何求(차외갱하구) : 이 밖에 또 무엇을 구할까!



 漢詩를 여러 개 읽어보고 구절이 마음에 들어 쓰기 시작했는데,

오늘은 붓을 들었다 에 의미를 갖자며 몇 장 쓰다 산으로 내뺐다.

요즘은 글 백날 읽는 것보다 신발 신고 밖으로 나가 숲을 한 바퀴 돌면,

영욕이 줄어드는 듯 눈이 맑아지며 마음 부자가 된다.






   2019년  8월  1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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