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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워싼사람들

그랬었지!

평산 2020. 6. 22. 23:09

 

 

 그러니까 몇 년 전 어느 날,

제법 운치 있는 음식점에서...

몇 명이 앉아 저녁을 시작하려는 참이었다.

 

 첫사랑이었다는 그 아이가

이왕이면 와인도 한잔씩 하자며 이끌었을 때

감각 있다고 나름 분위기 올라갔었다.

 

 평소에 조심하는 술이지만

가볍게 여기며 중간중간 한 모금씩 마셨는데

음식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어느 순간 얼굴이 근질근질한 느낌을 받았다.

 '혹시 알레르긴가?'

 

 슬며시 일어나 거울 보려고 장소를 옮겨 살피니

붉은 기운이 돌며 얼굴 층이 도드라져

두 얼굴을 가진 여인처럼 변하려는 게 아닌가!

 

 당황하여 약 한 알 먹고

얼른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것이

낯선 동네라 골목을 이리저리 살피다

정신없이 돌아와 보니

밥 다 먹었을 시간은 분명 안 된 것 같은데

 

 모두 나와 건물 입구에 늘어서 있고...

첫사랑이란 아이는 안절부절 내 가방을 들고 있었다.

별일 없었던 것처럼 테이블에 살짝 앉고 싶은 마음이었으나

무슨 일이 일어난 줄 알고 그 아이가 서둘러

자리를 뜬 것 같았다.

 

 미안함과 날 생각해주는

마음이었을 테니 고마워해야 했나?

그런데 유난스럽게 구는 그 아이가 불편하였다.

마음속으로나 쪼금 더 반가워했으면 자연스럽고 편했을 텐데

순간순간 표시하려 하니 민망스러웠다. 

 

 

 언제나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이라지만...

돌이켜보면 이런 일도 미소 짓게 하는 순간이 있었다.

시간이 흘러서가 아니라 지금은 그저 

다른 사람들 옆에서 바라봄이 즐거움인데...

생각이 앞서간다니 어이할까나!

 

 

 

 

 

     2020년  6월  22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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