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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워싼사람들

동생의 첫 자동차

평산 2022. 2. 15. 22:39

 명절에 동생과 자동차를 타고 가면서

아주 재미난 이야기를 들었다.

첫 차를 사게 된 사연이었다...ㅎㅎ

그때는 내가 결혼을 하고 시댁에서 살 때라

사연을 통 몰랐었는데 천장에 뚜껑이

달려있었단 말에 아하 그 자동차?

 

 

 

 군대를 제대한 남동생이 어느 날

엄마에게 자동차 좀 사 달라 했단다.

2주일이 지나자 엄마가 부르시며 만 원권으로

6묶음인 600만 원을 차 사라고 주셨단다.

몰래 모아둔 쌈짓돈이셨을 텐데...

엄마가 그런 면이 있으셨구나 싶었다.

 

 동생의 일터가 잠실이어서 밖에 나가면 바로

자동차 매장이라 친구와 300만 원씩

옷 속에 넣고는 젊은 기운에 건들건들

슬리퍼 신고, 반바지에 티 하나씩 걸치고

매장에 들어섰는데 마침 직원 한 명만이 

손님과 계약서를 쓰는지 책상에서 서류를

작성하며 한 눈을 판 사이...

 

 글쎄 이 총각들 작은 매장 안에서 철 없이

이 차 운전해 보며 부릉부릉,

저 차 운전해 보다 끼익~ 부르릉~

벽에 부딪힐 듯 아슬아슬한 곡예에

직원이 깜짝 놀라 건달들인 줄 알고 달려와 

 "아니, 뭐 하시는 겁니까?" 

 "이곳에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그때 자동차를 사러 왔다며 옷 속에서

100만 원 뭉텅이 6 다발을 척척 책상에 올려놓는

두 사람을 보고 다시 한번 놀란 직원과는

그 후로도 한동안 인연이 이어져서

자동차에 관해 새롭게 나온 자잘한 물품들이

있으면 퇴근길에 전해주고 갔다는데

지금도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다.

 

 당시에 580만 원으로 자동차 값을 치렀다 하며

묻진 않았지만 나머지 20만 원은 엄마에게

보고하지 않고 엿 사 먹었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떠오르는 일이 있다.

지방에서 아마 결혼식이 있었을 것이다.

시골 도로를 달리는데 동생이 일어서서 가보라고 

자동차 뚜껑을 열자 신이 나서들...ㅎㅎ

돌아가며 한 명 두 명씩 고개를 내밀고

아무도 없는데 올림픽서 메달 딴 사람들처럼 

길가의 나무들 보며 손을 흔들고 호호 하하~~♬

입안 가득 바람 들어와 숨을 헉헉거리며 

노래 불렀던 기억이 지났다.

바로 그 자동차였구나!^^

 

 

 

 

   2022년 2월  15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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