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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년 만에 만났을 것이다.

몇 년이 된 것처럼 답답하던 중이었다.

그녀의 집은 꽃잔디와 청매화라고 했나?

아직 튤립도 건재했고 새파래지는 잔디에

삼색버드나무가 예쁘게 자리 잡고 있었다.

 

 버스를 같이 타고 내려간 친구가 있었으나

만나자마자 차를 탔으니 대화도 못하고

터미널에서 내려 셋이 얼굴을 마주하였다.

 

 

 

 

 점심으로 그녀의 나물은 가짓수가

늘어나 있었고 생전 처음 맛보는 나물도 있었다.

된장국에 나물이면 최고인데 생선까지...

아주 선식(禪食)이란 생각이었다.

정성이 가득한 친구다.

 

 집에서보다 많이 먹고 커피 한잔 우아하게 마시고

수다도 떨다가 작업복으로 갈아입고는

장화 신고서 뒷산으로 향했다.

모임의 주제는 고사리 꺾기였지만

이런 일들이 나에게는 꿈만 같다.^^

 

 

 

 

 다른 해보다 빨리 가서 그런가 고사리가 

풀숲에 덮여있지 않아 발견하기 수월하였다.

도톰하기까지 했으며 비탈진 곳에서 버티고 

옆으로 조금씩 움직이며 모험을 즐기는 기분이었다.

 

 고사리를 발견하면 한눈을 팔지 말아야 한다.

가다가 잠깐 다른 곳으로 향하면 영락없이 사라졌다.

아니, 가다가 다른 것을 발견하기도 한다.

모조리 훑었다 생각해도 돌아서면 다시

보이는 이상하고 반가운 고사리였다.^^

 

 

 

 

 고사리를 꺾으며 손맛을 알게 되었다 할까!

줄기를 잡으면 여기는 아니야 조금 더 위를 꺾자!^^

산딸기 가지에 붙들려 찔리기도 했는데

고사리에 넋을 빼앗겨 긁힌 줄도 모르고...

마스크 없는 또 다른 세상에 도착한 것 같았다.

 

 

 

 

 독이 있다고 하여 삶아 반나절 물에 담그고 

저녁에서야 널었는데 자고 일어났더니 비가

몇 방울 와서 부리나케 달려가 보았다.

고사리 향이 라일락처럼 훅 다가왔다.

 

 

 

 

 비스듬한 경사지를 지나 평지로 내려오니 

고사리는 보이지 않고 둥굴레와 원추리가

가득한 곳에서 취나물인가? 앞에 어른거렸다.

생김새는 영상에서 봤거나 먹어만 봐서 의심되었지만 

뜯어 향을 맡아보다 '쾌지나 칭칭' 흥이 나왔다.

눈으로 처음 발견한 취나물인 것이다.^^

 

 

 

 

 한 접시 먹을 양으로 충분히 감사했다.

탈 나긴 싫어서 이것도 물에 담가 반나절... ㅎㅎ

소금과 들기름, 깨소금만 넣었다.

 

 산에서 내려오니 오후 4시쯤이었나?

힘이 남아 무엇이라도 더 할 수 있었는데

간식으로 빵과 茶한잔 마시고 해가 산너머로 내려가자

의욕이 갑자기 사라져 씻고 맛난 저녁 먹고...

배가 불러 동네 두 바퀴 돌고서 잠자리에 들기까지

좋아하는 노래 들으며 도란도란하였다.

 

 

 

 

  2022년 4월 25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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