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괴정(六槐亭)이란... 조선 중종 14년(1519) 기묘사화 때 난을 피해 낙향한 엄용순이 세운 정자였다. 처음에는 초당으로 지었으나 후대에 여러 차례 중건을 거쳐 담장과 대문까지 설치해 정자(亭子)가 아닌 사당의 형태를 지녔다는데 좁은 돌계단을 올라 들어가 보니... 작은 마당의 옛집처럼 보였다. 정자를 세운 엄용순은 당대의 선비였던 김안국, 강은, 오경, 임내신, 성담령 등 다섯 벗과 우의(友誼)를 기리는 뜻에서 정자 앞에 연못을 파고 주변에 여섯 그루의 느티나무를 심었다는데 육괴(六槐)란 바로 여섯 그루의 느티나무를 의미했다. 당시의 연못은 메워져 없었으며 느티나무가 두 그루 보였는데 언뜻 봐도 예사롭지 않게 나무가 크기도 했지만 가지를 넓게 펼치고 생채기에 세월이 흘렀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육..
영축사에 도착하여 앉을자리를 찾았다. 의자는 없었고 커다랗고 평평한 돌이 두 개 보여 산수화마을에서 마련한 한과와 토마토, 홍차를 마셨다. 점심시간이었지만 간식으로 배를 채우고... 예쁜 수선화 무리를 만났다. 영축사는 작은 절이었는데 비구니절인지 예뻤으며 구 층 세존탑에는 2년 전 지진으로 무너진 미얀마의 다도다이 절에서 수습한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들어있단다. 그 옛날 부처님의 사리라니? 탑을 확대한 모양으로 이곳에 봉안하였으며 처음 삼과를 받았는데 미국 뉴욕 불광사에서 일과를 모셔가 탑을 세우고 이곳 탑에는 이과가 모셔져 있단다. 세월이 지나도 사리는 풍화작용이 없는지... 무척이나 신기한 일이었다. 절을 지나 본격적으로 마을을 둘러보았다. 도랑과 어우러지는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으로... 산수유 뒤편으..
한번 미뤘던 약속이어서 되도록이면 가야지 했어도 전날 황사가 심하여 가지 않을 생각이었다가 강한 바람에 저녁이 되자 좀 걷히기 시작하여 우여곡절 끝에 떠나게 되었다. 축제는 이미 끝났지만 오히려 절정이었으며 집 앞에서 산수유를 봤으니 감흥은 별로일 것이어서 친구들 얼굴이나 보자 했다가 아름다운 마을을 만났다. 마을 언저리의 새파란 마늘밭이 정겨웠고... 한창 자라고 있는 미나리밭도 근사한 볼거리였다. 연신 "햐~~~ 좋구나!"를 외쳤다. 이제 마을 어귀인데 감탄사가 나오다니... 누렇던 황사가 개인 게 꿈인 듯싶었으며 무엇보다 산수유가 새삼 이렇게 예뻤었나??? 동네에서도 일찍 펴서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한 그루 한 그루 볼 때보다 다른 풍경들이 펼쳐졌다. 친구들과 귀한 나들이가 된 것이다. 지도에서처럼..
대저 짭짤이 토마토가 뭘까? 여태껏 먹어본 적 없는 토마토다. 작고 실하지 않게 보이며 푸르뎅뎅하던데 가격은 있어서 해마다 봄철이면 참 별일이구나 싶었다. 과일을 좋아하지만 방울토마토나 이따금 먹어 보고, 본격적으로 여름날 커다란 토마토가 나오면 주스를 해 먹거나 양파하고 볶아서 몇 번이나 먹어봤을까? 나에게는 그다지 인기 없는 채소였는데... 어느 날 토마토를 먹으면 염증이 줄어든다며 일 년 내내 먹는다는 친구의 이야기에 대저 토마토가 한창이라 알아보았다. 낙동강 하류에서 재배되어 바닷물의 영향으로 소금기가 들어있어서 덜 익으면 짠맛 쓴맛, 익어가면 짠맛 단맛이었다가 빨갛게 되면 단맛이 주로 난다 하고 짧은 기간에 생산되며 작을수록 맛있어서 가격이 높다는 소식을 접하고 마트로 나갔더니만... 크기에 상..
꽃시장을 지나며 그냥 집으로 돌아올 수 없었다. 도착하여 저녁만 차리면 되니 꽃구경은 하고 가야지. 어머님과 들러 군자란 샀던 때가 언제였던가! 적어도 20년은 됐을 텐데 그동안 변했겠지? 노지에서 장사하는 꽃집은 자동차를 옆에 두고 상자로 사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름도 모르겠는 꽃종류가 많아 황홀하였으며 마당에 심으면 튤립, 히아신스가 귀엽고 사랑스럽겠네! 개인적으로는 꽃을 피우지 않아도 사계절 내내 빈 화분처럼 이 아닌 무엇이든 올라와 있는 것이 좋다. 보이는 것이 없으면 기다리기가 쉽지 않고 심심해서 그냥 초록이라도 올라와 있으면 만족한다. 꽃들이 봄빛에 좋아라 반짝거렸다. 귀티 나고 이름도 어여쁜 수선화! 봄의 색으로는 최고의 조합인 듯 자태가 고왔다. 큰 꽃은 화려하고 작은 꽃은 앙증맞으며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