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에 밭에 다녀오려고 하거든?" "지금 수확하지 않으면 콩이 도로 싹이 난단다!" "그러니 넌 집으로 오너라!" "아버지, 그러면 저도 밭으로 갈게요!" 마침 오라버니도 함께 길 떠나게 되어 시간 절약에 이야기하며 좋았는데 길이 막혀꾸물꾸물하다가 30분 늦게 도착하였다. 거리가 있어좀 늦게 밭에 나오시래도 8시에 도착하셨다며채소 보따리 3개를 이미 싸놓으셨고 할 일 다 했으니이제 집으로 가자 하셔서 부리나케 한 바퀴 돌며꽃구경 밭구경을 하였다. 가꾸는 사람이 없어 풀이 무성한 가운데서도꽃들은 저마다 할 일을 하고 있어 신통하였다.원추리가 여기저기 빛났고.... 죽은 나무 위에 올린 능소화가 예전 같진 않아도 푸르러 보기 좋았으며 가지치기를 잘못해 줬나 살구는열리지 않았고 감이 몇 개 매달려 있..

멀다, 어렵다 생각하지 않고 아버지께서 가신다니밭에서 만나 뵙기로 하였다. 텃밭까지 왔던 버스가 없어져 요번에는 다른 노선을 택했는데 시간이 비슷하게걸린 듯하여 무척 다행스러웠다. "아버지~~~~~ " "어서 오너라~~~~" "상추 포기가 두툼한 것으로 뽑아 봐!"곧이어 올 수 있다면 상추 잎을 돌려서 땄겠지만...시간이 걸릴 수 있어서 잘 자란 것 위주로 뽑아 흙을 털고 밑동을 손가락으로 잘라 비닐에 담았다.양이 제법 되어 밭 하고 이웃한 아주머니댁 대문에 걸어두고왔는데 드셨을지! 아버지께서는 한꺼번에 씻어 간장과 참기름을 넣고는 그날 가져가신 상추를 저녁에 모조리드셨다고 해서 놀라웠다. 그늘에 심어 부드러워서치아가 시원찮으셨어도 맛있게 드셨단다. 콩밭은 이미 깨끗하게 풀을 뽑아 정리하시고,허리가..

밭에 가고 싶으시다며 너는 내일 집으로 오라셨다. "아버지, 그럼 저도 밭으로 가겠습니다." "그럴래?" 농부의 아들이셨던 터라 몸은 어려우시면서도 봄밭이 궁금해서 가신다니 말도 안 되는 말이지만...요즘은 아버지 보호자 겸 가고 싶어 진다...ㅎㅎ 밭은 멀어서 9시에 출발해도 3시간이 넘게 걸려12시쯤 도착하므로 일찍 오신 아버지께서는 이미지치셔서 내가 오자마자 금방 집에 가자 하시니요번에는 청소를 다녀와서 하자며 8시에 집을 나서서11시가 갓 너머 도착할 수 있었다. 그나마 밭 주변에유동인구가 줄었다고 타고 온 버스가 내일부터 다니지않는다니 왔다 갔다가 더 어렵게 생겼다.대중교통 4번을 타야 올 수 있는 곳이라, 휴~~~ 쪽파를 조금 뽑아 놓으셨고 건너편에서 달래를 캐고 계셨다.예전에는 아버지께..

텃밭에 가지 않는 날은 친정으로 곧장 간다.요번에는 아버지를 버스정류장에서 만나 뵙지 않고오라버니와 함께 갔기 때문에 댁으로 도착해서는 이른점심이어서 대충 간식을 먹고 호수공원으로 향했다.운동 겸 바람 쐬러 가는 것이다. 겨울 동안에 아버지와의 산책은 팔짱을 끼고 집으로돌아올 때까지 호수공원을 걸었지만 날이 풀려서 그런가혼자 걸으시겠다고 하여 셋이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다.둥글게 올라가는 장미의 뜰은 물론 모든 장미원의바람막이가 걷어져 햇빛을 온전히 받고 있었다. 모자를 벗고 일부러 바람과 햇볕을 맞으며...비닐로 꽁꽁 싸여 있던 장미나무 얼굴을 대하고 공원에서 제일 높은 곳에서 독수리연을 날리는 아저씨 옆에 잠시 앉았는데 꼬마들이나 연을 날릴 것 같지만 어른도 한가롭게 취미생활을 한다 싶었다. 아..

지하철에서 내려 버스를 갈아타려고 길 건너려는데 신호등에 버스가 걸려 있어 눈을 고정하고 쳐다보았다.사람 먼저 건너라 파란불이 들어오면 행운이지만버스가 먼저 떠나면 25분을 기다려야 하니 어쩌나! 그런데 버스가 먼저 떠나 체념을 하고 붐비지 않는곳으로 옮겨 불 들어오는 의자에 앉아 신문을 읽기 시작했다.한강에서 불어오는 강바람에 동네보다는 2도 정도 차이나는 듯했는데 줄줄이 섰던 버스가 지나가면 햇볕이따스해서 지루하지 않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읽다가 몇 분 남았는지 자주 전광판을 확인해야 했다.하나 떨구면 다시 25분이니까 신문을 거의 읽었을 무렵 버스를 타고 시간을 보니 늦겠어서 문자를보냈는데 아버지께서 읽지 않아 전화를 드렸더니벌써 와 계셨고 12분 늦어 두 손을 흔들며 만나 뵈었다. 다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