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에 스티로폼 상자를 들고 와서... 바다낚시를 좋아한다는 처자가 물고기를 줬구나 생각했다. "지난번처럼 물고기야?" "아니 돼지고기야!" "응? 돼지고기가 왜...?..." "실험실에서 돼지를 잡았다고 줘서 가져왔어!" "돼지를 잡았다고? 세상에나~~~ ^^" 작업이 특별하다 보니 이런 일도 있구나! 실험실 옆에서 돼지를 키워 잡았다니 별일이네! 6. 25가 터졌을 때 어머니께서는 보리밥은 드셨으나 돌아서면 배가 고프고 항상 헛헛하셨다고 한다. 하루는 동네에서 돼지를 잡는다고 하여 일면식 없어도 염치 불고하고 바가지를 가져가 내장이라도 좋으니 조금만 달라고 하시고는 푹 삶아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온 식구가 국물 한 방울까지 드셨다는데 든든하며 그 영향이 몇 달은 갔다고 하셨다. 그만큼 고기의 효과가..
마트에 들러 필요한 것들을 사고 생선 있는 곳을 한 바퀴 둘러보다가 깐 조개를 발견하였다. 150g씩 담아 있었는데 이 계절에 조개젓을 해도 괜찮을까 싶었지만 싱싱해서 3팩을 사 왔다. 깨끗하게 씻는 것은 아니라니까 샤워기를 대충 움직여주며 소쿠리에 받쳐 물기를 뺀 후 비린내 나지 말라고 소주 몇 수저와 소금을 짜지 않게 해서 냉장고에 넣었는데 금방 거품이 올라왔다. 예전 글을 찾아보니 요번이 세 번째 담그는 거였다. 비린내 날까 봐 적어도 한 달은 숙성시켰는데... 동영상에는 하루 지나 무침하는 사람도 있었으니 이 경우 조개젓무침이라 할 수 있을까? 아님, 조갯살무침인가! 소금을 넉넉하게 넣어 짠 기운 없앤다고 다시 씻어서 무치면 아무래도 젓갈의 향과 영양분이 빠져나갈 것이라 양이 적을 경우 싱겁게 해..
모임은 점심 때나 주로 하는데 요번에는 직장인들이 있어 퇴근시간에 종로 5가 광장시장으로 향했다. 버스에 냉방장치가 있으니 그나마 시원하였고 시장 입구에 들어서자 식재료보다는 완성된 음식을 파는 가게가 대부분이라 열기가 훅 느껴지며... 이 더위에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대단해 보였다. 낯선 여행지에 가면 시장을 둘러봐야 한다지만 기후가 영 달라서 생산물에 차이가 있으면 모를까 아무리 맛있어도 줄 서서 기다릴 인내심이 나에게는 부족하다. 아니 살면서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덜 맛있어도 한가한 곳으로 가거나 먹기 위해 일부러 찾아가는 정성은 없는 편인데... 예전에 청계천을 걷다가 광장시장을 지나면 빈대떡을 먹어봐야지 했다가 기름이 넉넉해야 부침이 고소한 건 당연하여도 보이는 것과 같이 튀기는 모..
미나리단이 튼실하며 싱그러워 가격은 어떨까 살피니 1980원으로 너무 싸서 직원에게 다시 확인하였다. 살 생각 없이 갔어도 사고 싶을 정도로 자태를 뽐냈고 나뿐 아니라 다른 주부들도 기웃거리며 관심을 보였다. "어떻게 드시려고요?" "새콤달콤하게 무침하려고요." 봄이 아닌 여름에 이르러 질기지 않을까? 속으로 염려되었지만 노랑잎 하나 없이 파릇파릇 쭉 뻗은 미나리에 홀랑 반하여 미리 입맛 다시며 행복한 마음으로 안고 왔다. 집에 와서 연한가 밑 부분의 줄기를 당겨보니 노끈처럼 질겨서 그럼, 그렇지! 잘 생겼어도 이유가 있었던 거야. 실망이 되어 한 줄기씩 손으로 만져보며 먹을 수 있겠다 싶은 정도만 남기고 잎도 대부분 떼어서 질기지 않게 살짝 삶아 쫑쫑 썰어보았다. 달콤 새콤 무침을 하면 식초 때문에 남..
구청에서 협조해 주는 매듭공예가 있었다. 아파트에서 1년 전에 신청해 놓은 프로그램이란다. 화분을 매달아 놓는 매듭과 도어벨이라 해서 딸랑딸랑 방울을 매달아 문에 걸어 놓는 것을 만드는 시간으로, 갈까 말까 하다 매듭이란 것을 처음대하니 신청해 보았다. 전날까지 신청자가 부족했나 몇 번 방송이 나왔다. 둘 중 화분걸이를 선택했는데... 매달려 있는 완성품을 보며 두근두근하였다. '저런 무늬를 만든다는 것이 가능할까?' 그런데 하다 보니 재밌었고 촉감이 좋았으며 신기하였다. 손을 놀려 무늬란 것이 돌아가며 생기다니 말이다. 20명이 앉아서 긴장과 웃음이 이어지며 "선생님, 안 돼요." "안되시는 게 당연합니다... ㅎㅎ" 그렇게 매듭 윗부분이 조마조마 완성되었고 10cm쯤 밑으로 내려와 처음 매듭을 응용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