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출근하는 바람에 아침 일을 끝내니 9시가 안되어 엄마한테나 다녀올까? 제사가 다음 주라서 일주일 차이로 가기가 벅차 어버이날도 그때 하겠다 전화드렸는데, 섭섭하시면 어쩌나 날도 날이라 얼굴 한번 더 보겠다는 마음으로 바뀐 것이다. 중간쯤 갔을 때 엄마가 아버지 일터에 계신가 여쭈었더니, 일주일 후면 또 올 텐데 피곤하다 오지 말라며 말리신다. 그렇다고 내가 돌아갈까! 가게로 가야 하나 집으로 가야 하나 결정하기 위해 전화드렸던 것으로, 점심은 걱정하시지 말라 했지만 미역국을 끓이고 계셔서... 딸내미 온다고 불편한 다리로 왔다 갔다 신경쓰셨구나 싶었다. 도착했다며 아버지께 점심 드시러 잠깐 들어오시라 했더니 못 오시겠단다. 일하시다 쉬다 저녁에 들어오시는 것이 낫지 왔다 갔다가 힘드신 것이다. 말끔..
봄이면 한 번씩 꿈꿔보는 것이 나물 캐기다. 지방에 사는 친구가 쑥이나 고사리를 꺾고 있다면 얼마나 부러운지... 멀어도 경험해보고 싶어서 달려가려는 마음인데, 숲길 한편에 라일락 냄새 맡으려다 아늑한 곳을 발견하였다. 작은 밭처럼 회양목으로 둘러싸여 나 하나 들어가면 품어줄 공간이었다. 풀들 사이로 성글게 돌나물이 보여 나물 캐보는 기회라 신문지로 삼각형을 만들어 똑똑 땄는데, 손톱이 금세 물들었지만 햇살 아래 신문 읽기보다 즐거웠다. 반려견과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아 돌나물이 있어도 지나치는데 웬일이람? 씻어놓으니 요만 큼으로... 한 줌은 그대로 접시에 초고추장을 곁들여 생생한 기운을 얻었고 나머지는 풀 맑게 쑤어 물김치 담가 살짝 익혀서 먹는 중이다. 풋내 날 것 같지만 제법 상큼함에 나물 캐보는 ..
* 행주를 뜨겁게 적혀서 위에 올리거나... *따뜻한 물을 그릇 위로 틀었다가 열면 됩니다. 점심 드시고 퇴원하신다니 아침 일 마치고 어머님 댁 청소를 해드려야 하는데... 일찍 우리 동네를 지나게 되었다며 잠깐 만나자는 사람이 있었다. "세수도 안 했는데요?...ㅎㅎ" "무리가 되는 약속일까요?" "그럼요......"" "30분 후에 도착할 것 같은데 충분하지 않겠어요?' 부담되었지만 세수를 하고 밥은 못 먹은 채 튀어나갔다 돌아오는 길... 얼갈이가 1000원이라 된장국을 끓일까 한단을 사고 호박 두 개를 사들고 왔다. 밥을 먹고는 여러 날 입원에 반찬이 없으실 터라 일찍 마트에 들렀다 온 것이 잘 됐다며 얼갈이를 삶아 멸치육수에 된장국을 끓이자마자 스테인리스 작은 김치통에 담아 청소하러 집을 나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