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시장은 없는 게 없는 커다란 재래시장이다. 아마 대한민국에서 제일 큰 시장이 아닐까 한다만... 이곳에 1960년대에 지어져 30년 넘게 영화상영을 하다가 1994년에 문을 닫은 경동극장이 있는데 그 후로 28년간 방치되어 있다가 찻집으로 거듭났다는 소식을 신문에서 읽고 흥미롭더니 약속을 하여 그곳으로 가보자 하였다. 찻집으로 들어가는 곳은 이렇게 복잡한 시장이며 너무 넓어서 미리 위치를 파악하고 가는 것이 좋겠다. 지하철 1호선 제기역에서 걸으면 10분 정도이고 입구에 '경동시장 4'라고 쓰여있는 곳을 찾으면 빠르다. 정말 나타날 것인가 두근거리며 올라갔었다. 짠~~~ ㅎㅎ 극장이었던 곳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났으며 스크린이 있었던 앞쪽은 茶를 주문받고 있었고 에어컨 바람이 차서 우리는 계단을 올라 ..
아파트 현관 자동문이 가끔 날 거부하는 듯하다. 열리지 않을 때가 종종 있으니 말이다. 움직임 감지하는 곳을 피해서 걷고 있을까? 뒤로 갔다 앞으로 몇 번 움직이면 열리긴 한다만... 며칠 전 쓰레기를 버리려고 힘껏 채워 내려갔는데 또 문이 열리지 않아 앞 뒤로 왔다 갔다 하던 중... 들어오려고 밖에 서있는 아저씨를 발견하였다. '우리 옆집 아저씨 같기도 하고?' 어두운 안경에 마스크를 착용하여 옆집 아저씨였다가 어떻게 보면 아니신 것도 같은데 문이 열리자 "무거워요?" 하고 말을 건네셨다. "아니요, 문이 바로 안 열릴 때가 있더라고요." 그리고는 2분 정도 걸려 버리는 곳까지 다녀오니, (아직 현관은 들어가지 않았음) 엘리베이터에서 여러 명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고 아까 그 아저씨가 현관 바로 안쪽에..
스파트필름은 꽃이 진 후 씨앗을 맺지 않았다. 꽃으로 인해 새싹 나오는 것을 못 봤으니 말이다. 대신 원뿌리 옆으로 새순이 부글부글 나오면 살짝 흔들어 뽑아 빈 화분에 심어 물만 줘도 잘 자랐다. 반 그늘을 좋아하고 추위에는 약하다. 멸치를 다듬고 남은 부분을 조금씩 묻어주며 얼마나 건강해질까 기대했는데 멸치 맛이 짰던가 한동안 잎이 펴지질 않고 쪼글쪼글 나와서 멸치부산물 준 것을 몹시 후회하였다. 짠 기운을 씻어내기 위해 물을 흠뻑 주면 도움이 됐을 테지만 옮기기 어려워 흠뻑 주지도 못하고 몇 년 지나자 회복하려는 모습에 다행스럽더니, 상점에 갔다가 관엽식물에 좋다는 비료를 우연히 발견하여 회복시키려는 마음에 반가웠다. 비료를 사 온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팥알만 한 알갱이로 신이 나서 화분마다 3..
미세먼지에 답답해도 나갈 생각을 못하다. 언뜻 밖을 보니 예보에 없던 소나기가 내렸나 땅이 젖어 있어서 이때다 하고는 밖으로 튀어 나갔다. 잠시 비 내린 덕분에 공기가 상큼해져 기분이 날아올랐다. 며칠 못 나온 사이에 참나무 잎이 넙데데해지고 연한 연두잎 맛있다고 벌레가 포식을 해서 구멍이 숭숭 나있었다. 모두 열심히 사는 것이다. 흐림이었다가 둘레길에 접어드니 햇빛이 찬란하여 나오길 정말 잘했다 싶었다. 청량함을 마음껏 들이쉬는 것이다. 병꽃나무, 애기똥풀, 염주괴불주머니, 색색의 철쭉과 황매화, 팥배나무군락의 꽃들이 벙그러져 달달하면서도 지린 듯한 향기가 숲 속에 가득하였다. 이런 날은 혼자 오는 것이 숲의 온전함을 느낄 수 있어 행복이 너울너울 밀려와 저절로 오며 가며 외웠던 詩들을 소리 내어 낭독..
군자란이 불안하여 위기를 느끼는 것인가, 아니면 활력이 넘쳐서 그럴까! 이미 새끼를 세 번 분갈이해 줘서 첫째는 집에 두고 (처음 싹이 나왔을 때는 무지 기뻤음) 둘은 나눔 했는데 이제 더 이상 번지는 것도 걱정되어 엄마나 몸 챙기고 잘 자랐으면 좋겠다고 앞에서 중얼중얼 다짐하자 했으나 자꾸만 혹을 매달아 걱정이다. 오른쪽에 붙은 싹은 1년은 컸을 것이다. 말 안 들으니 미워서 그냥 두었다.^^ 한 해 정도 먼저 나온 싹이 왼쪽에도 있다. 싹들은 엄마 잎이 왕성하여 늦게 발견되었는데... 이 새싹들 때문에 엄마 잎을 여러 장 뗄 수밖에 없었다. 햇볕도 가리지만 틈이 있어야 자랄 것 아닌가! 그런데, 세상에나!! 며칠 전 새끼를 하나 더 발견하였다. 나오는 모양새로 보아 씨앗에서 싹이 텄는지 모르겠어서 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