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미뤘던 약속이어서 되도록이면 가야지 했어도 전날 황사가 심하여 가지 않을 생각이었다가 강한 바람에 저녁이 되자 좀 걷히기 시작하여 우여곡절 끝에 떠나게 되었다. 축제는 이미 끝났지만 오히려 절정이었으며 집 앞에서 산수유를 봤으니 감흥은 별로일 것이어서 친구들 얼굴이나 보자 했다가 아름다운 마을을 만났다. 마을 언저리의 새파란 마늘밭이 정겨웠고... 한창 자라고 있는 미나리밭도 근사한 볼거리였다. 연신 "햐~~~ 좋구나!"를 외쳤다. 이제 마을 어귀인데 감탄사가 나오다니... 누렇던 황사가 개인 게 꿈인 듯싶었으며 무엇보다 산수유가 새삼 이렇게 예뻤었나??? 동네에서도 일찍 펴서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한 그루 한 그루 볼 때보다 다른 풍경들이 펼쳐졌다. 친구들과 귀한 나들이가 된 것이다. 지도에서처럼..
꽃시장을 지나며 그냥 집으로 돌아올 수 없었다. 도착하여 저녁만 차리면 되니 꽃구경은 하고 가야지. 어머님과 들러 군자란 샀던 때가 언제였던가! 적어도 20년은 됐을 텐데 그동안 변했겠지? 노지에서 장사하는 꽃집은 자동차를 옆에 두고 상자로 사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름도 모르겠는 꽃종류가 많아 황홀하였으며 마당에 심으면 튤립, 히아신스가 귀엽고 사랑스럽겠네! 개인적으로는 꽃을 피우지 않아도 사계절 내내 빈 화분처럼 이 아닌 무엇이든 올라와 있는 것이 좋다. 보이는 것이 없으면 기다리기가 쉽지 않고 심심해서 그냥 초록이라도 올라와 있으면 만족한다. 꽃들이 봄빛에 좋아라 반짝거렸다. 귀티 나고 이름도 어여쁜 수선화! 봄의 색으로는 최고의 조합인 듯 자태가 고왔다. 큰 꽃은 화려하고 작은 꽃은 앙증맞으며 연..
집에서 수서역 도착하는데 1시간 30분이 걸렸다. 이야기하다 보면 금방이지만 짧은 거리는 아니다. 차 타는 시간만도 왕복 3시간이 걸리니 말이다. 보이는 곳은 수서 SRT역으로 지하철역과는 달리 무게감 있는 비행기처럼 보였다. 대모산은 시작부터 경사가 가팔랐다. 조선시대 말까지 경기도 광주에 속했다는 이곳은 세종의 손자나 무안대군, 광평대군의 묘소가 이장된 곳이어서 궁마을이라고도 불렸단다. 햐~~ 햇살도 좋았지 봄이 왔음을 실감하였다... ㅎㅎ 제일 먼저 잎을 틔우는 나무의 이름이 무엇일까? 진달래가 곳곳에 펴 봉오리 맛도 봤다. 둘레길을 걷는다 했지만 가다 보니 정상(293m)으로 향하고 있어서 낮은 산이라 잠깐 올랐다 내려오려 했는데 생각보다 길게 이어지며 능선의 끝부분이 정상이라 2시간이나 걸렸다...
올림픽공원은 몇 번 왔지만 역은 처음인 듯싶다. 이곳에 한국체대가 있다니 금시초문이었네! 뒤쪽으로 잠실 L 타워가 보인다. 역에서 바로 성내천으로 이어졌다. 완연한 봄은 아니지만 물소리에 산수유가 노랗게 피어나며 무엇보다 햇빛 쬐러 나온 주민들이 많았다. 말끔한 이 길을 도란도란 앞으로나 향하다... 둘레길 표시는 까맣게 잊어버리고 계속 걸었지 뭔가! 당연히 천을 따라 움직이는 줄 알았으나 성내천이 끝나는 지점에 오고서야 다음에는 탄천으로 이어지겠지 했다가 물줄기가 보이지 않아 어디로 가야 하나 두리번거렸지만 길이 다섯 갈래는 되는 듯 복잡하였고 둘레길 표시가 없어 근처의 부동산에 들어가 여쭙고는 방향을 바로 잡을 수 있었다.^^ 성내천은 맛만 보고 이정표를 따라 나왔어야 하는데 날 좋지, 기분도 상쾌했..
걷다가 물 한잔 마실 겸 안으로 들어갔다. 생태학습관은 저학년 아이들이 체험하는 곳으로 예약해야 한다니 밖으로나 한 바퀴 돌았다. 거창하고 멋있게 이름 지으려고 '생태경관보전지역'인가 했는데 생태계의 구조와 기능의 훼손을 방지하기 위하여 보호가 필요한 지역에 환경부장관이나 시. 도지사가 지정할 만큼 중요한 곳이었다. 버드나무로 양치질을? 내용이 따로 쓰여있질 않아 찾아봤더니... 버드나무 가지의 껍질을 벗기고 목질 부분을 잘근잘근 씹으면 칫솔모처럼 만들어진다나? 그럴듯했다...ㅎㅎ 칫솔이 없을 때는 이게 어디야! 햐~~~ 걸어 들어가며 쭉 뻗은 길에 참 기분이 좋았다. 산책하는 사람은 우리뿐이라 고즈넉하니 관찰데크가 넓게 조성되어 있었다. 원래 논농사를 짓던 이곳은 충적토(토양물질이 물에 의해 운반 및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