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을 정리하다 식빵믹스가 나와서 마음 변하기 전에 식빵을 만들어보자 했다. 20년 전에 산 제빵기가 멀쩡하였고, 요즘 빵값도 비싸질 않나! 그냥 밋밋한 식빵보다는 무엇이 씹히는 게 좋아 일단 귀리로 오트밀을 어떻게 만드는지 찾아보았다. 하지만 오트밀은 기계로 눌러 납작하며 부드럽던데 그대로 식빵에 넣으면 호밀빵처럼 질감이 날까? 갸우뚱하다 시험 삼아 귀리를 씻어... 무작정 볶아봤더니 세상에나~~~ ㅎㅎ 두 배 정도 커지며 뻥튀기가 되는 게 아닌가? 순간 깜짝 놀라기도 하고 마구마구 신기하였다. 어쩌다 저지른 일이 신통하기도 하지, 퀴리부인이 달리 노벨상을 탔을까, 이리저리 해보다 우연히 발견하여 탔다는데 말이야! 처음에 만든 식빵은 귀리만 넣었고, 두 번째는 더 맛있어지라고 볶은 귀리와 땅콩을 넣었는..
밥 먹으러 온다고 하여 무엇을 할까? 실한 봄동을 5 포기 사 왔다. 국거리 양지머리가 명절밑 남아서 된장국과 이왕이면 상큼하게 겉절이도 만들고 싶었다. 봄동을 반으로 갈라 꼭지를 다듬고 잎을 일일이 씻으며 노란 가운데 부분은 따로 모았다. 고기를 참기름으로 볶다가 마늘을 넣었고 다시마육수를 부어 된장을 풀고는 봄동 한 소쿠리를 비웠다. 끓을 때 대파를 넣고 맛을 보니 부드러운 건더기도 훌륭했지만 단맛이 우러나와 고급진 된장국이 되었다. 겉절이 양념도 너무나 쉽다. 마늘, 대파, 깨소금, 고춧가루, 매실청, 양조간장 조금, 멸치액젓을 넣고 섞어준다. 싱거우면 괜찮아도 짜면 곤란하니까 양을 헤아리며 간을 맞춘다. 가운데 부분만 모은 봄동이 두 접시정도라 소금에 절이지 않고 큰 잎만 손으로 잘랐다. 봄동김치..
결론: 일주일이 지나 숙성되어 먹어 보니 맛 좋다.^^ 해산물이라 2월까지는 담가야 한다. 어딜 갔다가 마트에 들렀더니 굴이 할인이었다. 겨울철이면 몇 번 사서 초고추장만 만들면 되니까 손쉽게 하는 고급 반찬으로 꼽고 있는데 요즘 생으로 먹을 경우에는 노로바이러스를 조심하라니 몇 번 사려다 주저하기도 했다. 혹시 숙성시키면 바이러스가 사라질까? 긍정적인 마음으로.... 2근(800g)에 만원이라서 굴국, 굴밥, 젓갈을 떠올리며 씻으려고 비닐을 벗기니 더욱 싱싱해 보여 이왕 하는 김에 더 해보자며 마트에 내려갔는데 그 사이에 2근에 8000원으로 가격이 내려갔지 뭔가! 굴젓은 처음이라 공부를 많이 하였다. 전통적으로 젓갈을 담는 방법은 굴이나 오징어나 조개젓이나 똑같아서, 소금을 넣어 씻은 후 물기를 빼고..
명절이 다가와서가 아니라 볶음깨가 떨어졌다. 그래서 일단 시간이 오래 걸리는 차(茶) 끓이려고 인삼, 대추, 생강을 넉넉하게 넣어 불에 올렸다. 선물로 들어온 홍삼액을 먹은 후 가격이 있어서 망설이다 인삼을 직접 달여 먹는 방법을 선택하였다. 그러잖아도 겨울이면 몇 번을 끓이기도 하는데 재탕까지 하고 내용물을 버리려니 다시 물 넣고 끓여서 물 대신 마시자는 의견에 삼탕을 한 셈이다. 차 끓이는 옆에 깊숙한 팬을 올렸다. 팬이 달궈지자 머릿속에 하나 둘 불에 올리면 개운하고 좋겠는 재료들을 떠올렸다. 말끔한 깨를 제일 먼저 볶아내고, 달래장을 시작으로 요즘 잘 먹고 있는 돌김을 구웠다. 달래장이 떨어져 사러 갔더니 없어서 대신 대파를 듬뿍 넣어 양념장을 만들었는데 이 또한 좋았다. 김 부스러기를 털고서 달..
코다리를 사러 갔던 것은 아니었는데 5마리를 잘라 1팩으로 만들어 놓아서 쉽게 들고 왔다. 지느러미를 자르고 솔로 문질러 말끔하게 씻은 후 머리 부분은 육수 낼 때 쓰려고 냉동고에 넣었다. 감자와 대파, 양파 그리고 무를 넉넉하게 썰었다. 이즈음에는 무만 도톰하게 졸여도 단맛이 나며 매끄럽게 목으로 넘어가는데 코다리를 넣었으니 담백하며 맛은 좋을 수밖에 없겠다.^^ 멸치다시마육수 두 국자에 고춧가루, 생강청, 마늘, 양조간장과 멸치액젓으로 간을 맞추고 야채와 코다리를 넣어 조물조물하였다가 낮은 불에서 은근히 졸여주었다. 자주 해 먹을 것 같아도 1년에 두 번 정도일까? 코다리는 일단 비린내가 없어서 마음에 들고 무를 많이 넣었더니 시원하며 깊은 맛이 우러났다. 고기보다는 바다에서 나는 미역이나 물고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