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첫사랑이라며...

평산 2010. 6. 20. 18:43

 

 초등학교 시절에 관심을 가졌었던 짝꿍 여학생을......

중학생이 된 이후 사춘기가 왔을 때 궁금하여

집에 오자마자 그 시절 졸업앨범을 찾아보니

그 소녀는 아무리 둘러봐도 얼굴이 보이지 않아 깜짝 놀랐었다나?

누구에게 관심 있다는 마음마저 들키고 싶지 않았으니

친구들에게 물어도 못 보고 혼자서 꿍꿍하다

서울로 전학 가서 졸업을 같이 하지 못했다는

사연을 알게 되어 이다음에 소녀를 찾으러 꼭~ 서울에

갈 것이란 결심을 했었다는 그 아이는

그러니까 내가 첫사랑이었다는데......

  

 

 

 

  

 첫사랑이든 그냥 사랑이던 간에,  

누군가가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준다 함은

아무리 못난 남자라 해도 예전부터 행복이라

생각했었으니 어릴 적 그런 감정들이 시간이 흐르며

서로가 웃으면서 농담처럼 이야기 건넬 수 있고  

은연중에 보이는 예쁜 배려정도야 못 받아들일 것도

아니건만 한 번은 애인이 되어달라는 말을 해서 

내가 잘못 알아들었나??? 했었다가

 '친구와 애인이랑 다른가?' 무엇인가 분위기가

심각한 것 같아 애인은 하지 않겠다고 거절했었다.

  

 시골학교 동창들을 멀리 충청도까지 가서 만나볼

적극성은 없고 서울 부근에 사는 아이들은 가끔 만나자는

연락이 오지만 살다 보면 얼굴보기가 쉽지 않아

일 년 만에 그 아이가 섞인 몇 명이서 얼굴을 보게 되었는데,

그냥 웃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 될 것을.....

자꾸 여러 번 악수를 하려 하고......

반가워서 그런다고 그럴 테지만 어깨동무를 해가며......

듣기 거북한 질문을 해서 당황하게 만들질 않나!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신호를 보냈더니만

오히려 그런 정도의 반가워하는 동작을 못 받아주는

내가 작은 그릇에 새침데기처럼 보였을지.....

어느 순간 스스로가 별종인가 하는 생각이 들더란다.

  

 어른이 되어서도 만나볼 수 있음은 어쩌면 행복이 아닐지?

지금이야 각자의 위치에서 살고 있으니

얼굴을 보면 그저 남다르게 반가운 정도여야 부담

없을 텐데 상대방인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몇십 년이

흐른 지금~ 다른 친구들 앞에서 표시 나게 행동하려 하고

또 그러길 바라니 부담스러웠음을 어이하랴!

꼬마였을 때의 나하고 지금의 나는 많이 변했을 텐데......

 

 암튼, 누구의 첫사랑이라며 나타난

친구가 있어 이날은 골치가 아팠다.^^*

 

 

 

 

2010년 6월 20일 평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