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그야말로 번개...

평산 2012. 11. 21. 23:23

 

 

 '이렇게 좋은날 걸어가지 않을 수 없지!' 

삶은 고구마와 절편 한 덩어리 챙겨주셔서 무겁다하지 않고,

낮은 山을 넘어 천천히 집으로 향하는데......

고개 들어 위를 올려다보고...

멈춰 서고를 여러 번.....

멋진 가을절경을 혼자서 보자니 말할 수 없는 희열(喜悅)에 가슴이 들떠서....

숲 의자에 살며시 앉았어.

 

 하루 종일 기운 빼고 부드럽게 기울어진 햇볕에 팔랑거리는 나뭇잎.....

고개 들으니 먼 하늘은 노랗게 아련해지며 그야말로 고운얼굴이 방글방글 웃는거 있지.

 '누구라도 좋으니 이 소식을 전하고 싶구나!'

 

 "멋진 경치에 참을 수 없어 전화를 했어!"

 "어디니? 당장 만나자!"

 퇴근하는 길이라며 기다렸다는 듯 즉시 얼굴을 보자고 하네?

모처럼의 전화에 쿵짝을 맞춰주는 친구가 있었으니 인생 헛 살지 않았단 느낌이 들며 무지 기뻤어.

허나, 내가 지금 있는 곳이 어디던가???

 

 집 쪽으로 빨리 내려간다 해도 山을 30분은 타야하며......

오던 길로 가려해도 까마득한.......

 "한 번 와봐서 알겠지만 지금 山 中央에 있어, 어디로 내려가기도 어려운 상황이야....."

당연히 못 간다는 뜻으로 이야기를 건넸건만......

오늘 아니면 또 언제 만날지 모른다며 어디로 가야하냐고 친구가 다그쳤어.

아~~~당황되었어라!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으면 모르겠지만 지하철로 몇 정거장이면 달려올 거리인데......

난 가까이에 교통편도 없는 상황이니 어쩌나???

 

 가방에는 고구마며 떡이며 무겁기 도하고....

이럴 땐 호랑이가 나와도 정말 고마울 텐데, 친구 보고 싶은 마음 또한 가득했겠다?

어쩌면 좋을지 망설이다 집 쪽으로 내려가면 약속장소를 지나는 것이라 괜히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오던 길로 다시 내려가 보는데 말이야. 

만날 생각에 기쁘면서도....

平山이 氣가 막혀, 平山이 氣가 막혀!!

 

 

 

 

 

  2012년    11월   21일   평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