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산 2015. 12. 19. 10:45

 옛말에 '명필이 붓을 가리랴!'는 이야기가 있다.

이름하여 능서불택필(能書不擇筆)이다.

실력이 있다면 붓이 어떤 상황이든 

쓰고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말일 것이다.

 

 얼마 전까지도 이 말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글씨를 잘 쓰지 못하니 그런 가 붓을 탓할  줄도 몰랐다. 

허나 지금은 아니다.

역시나 붓이 좋으면 잘 나갔기 때문이다...ㅎㅎ

난초를 그릴 때도 새로운 붓을 쓰니 달랐다.

그럼, 내가 이상한 건가?

 

 

 

 그래서 찾아보았더니 백과사전에 이렇게 쓰여 있었다.

「글씨를 잘 쓰는 사람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고 하지만,

이는 낭설이다. 예로부터 지금까지 오직 솔경(구양순)만

붓을 가리지 않았다.(能書不擇筆, 此浪語也, 古來唯稱率更不擇筆.)」

(명(明) 왕긍당(王肯堂) 《울강재필진(鬱岡齋筆塵)》)

 

 그래서 기운이 더 났다...ㅎㅎ...

 '내가 이상한 것은 아니구나!'

 

 덧붙어서 능서불택필(能書不擇筆) 이란?

어느 붓이든 가리지 않고 글씨를 썼다는 말이 아니라...

어떤 붓으로 쓰더라도 자기가 마음먹은 대로 쓸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다는 말이라 하였다.

새 붓으로 蘭 한번 쳤다....^^*

 

 

 

 

2015년  12월  19일   평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