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워싼사람들

아버지와 호수공원 산책 2

평산 2025. 1. 1. 20:11

 아버지와 만나 산책을 하자면 장단점이 있다.

단점이라면 버스 정류장에 미리 나와 계시니 주변 마트에서 

무엇을 살려도 들리지를 못하고(집에 있다며 말리심))

집에서 반찬을 만들어오자니 산책 끝날 때까지 등에

지고 다녀야 해서 고기나 신선한 재료는 건너뛸 수밖에 없고 

간식이나 과일, 반찬 한 가지 정도나 들고 올 수 있으며

늦은 점심을 먹고 잠깐 청소나 해드리고 돌아와야 했다.

 

 장점이라면 아버지와 팔짱을 끼고 30분쯤 걸어

호수까지 왔다가 궁금한 곳을 둘러서 운동기구 몇 개

하고 2시간 여를 함께 하자니 부녀지간에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다. 일주 일 만에 다시 와 보니, 

호수까지 가는데 햇볕이 들어 따뜻한 최단 거리를

확보해 놓으셔서 역시 우리 아버지!...ㅎㅎ

 

 저 탑이 무엇일까 가까이 가보니 계시는 동네에서 

나라를 지키다 돌아가신 분들을 기리는 이를 테면

현충탑으로 가신 분들 성함이 빽빽하게 쓰여있었다.

 "아버지, 묵념한 번 해요!"

 

 그리고는 장미공원 중 빙빙 돌아가며 위로 점점

올라가는 장소를 택하여 정상에서 밑을 내려다봤더니...

 

 호수가 한눈에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넓게 조성된 장미공원이 내려다보였다.

모두 장미라서 4~ 6월이면 정말 보기 좋을 것이다.

햇볕에 앉아 인삼차 한잔씩 마시고...

 

 높은 굴뚝이 뭐 하는 곳인지 다가갔었다.

사시는 곳이 중앙난방이라 혹시 그런 용도의 굴뚝인가?

아버지를 닮아 호기심이 발동하여 의견대립은 없음이다.^^

쓰레기 차가 계속 들어가는 것으로 보아 생활쓰레기 소각장

같았고 태우며 열이 발생할 것이니 근처에 에너지회사나

물을 데워 수영장을 운영하는 스포츠센터가 있었다.

수영장도 문 열고 들어가 보았다.

 

 다시 호수로 돌아와 운동기구를 몇 가지 이용해 보는데 

아버지께서 일주일 동안 매일 오시며 인사를 나누시던

어르신들께서 점심 드시고 등장하셨기에 딸내미라고

말씀드리니 아직 결혼은 하지 않았지요?

 '하시는 말씀이겠지, 설마 그렇게 보일까나!...ㅎㅎ'

 

 그분들은 아버지와 딸이 산책 나온 것을 보고 흐뭇하신지

연신 웃으시며 이러저러 말씀에 예쁘게 봐주셔서

오늘 아버지와의 산책은 커다란 추억거리로 남을 듯하다.

 '우리 아버지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넙쭉 인사 올리고

아버지와 정겹게 호수를 뒤로 하였다.

 

 

 

   2025년 1월  1일  평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