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군자란 이야기
평산
2025. 4. 2. 12:25
원뿌리의 분신인 따님이다.
작년에 폈던 꽃, 씨앗 매달고 꽃대가 올라왔다.
습하고 더운 여름을 지내며 물을 많이 줬는지
두 화분 모두 검은 잎이 올라 와 철렁했었다.
하여 가을부터는 물을 거의 주지 않았는데...
봄이라고 꽃이 피니 초록만 있다가 고마웠다.
바람에 날아온 사랑초도 함께 피었구나!
해마다 겨울이면 화초들을 안쪽으로 옮겼었다.
이제는 솜을 튼 후 생긴 커다란 비닐을 씌워 낮에는
얼굴 내밀어 주며 추운 겨울을 보냈다.
어머니와 만났다 헤어질 때 서운하다며
한 포기씩 나누었던 군자란의 어미다. 옆에서 싹이
나올 때마다 분갈이를 해줘서 몇 포기 분양했는데
무엇이 불안할까 자꾸만 싹이 틔워 다섯 포기가 되었다.
어미에게선 꽃대가 보이지 않아 궁금하던 차에
존재감이 없던 오른쪽 포기에서 꽃대가 보여...
아직은 어리단 생각에 놀라움을 주었다.
이는 엄마가 자신이 없으니 너라도 꽃을 피우라며...
영양분을 계속 밀어준 덕분이라 여겨졌다.
발견하지 못했으면 무거운 엄마 잎에 눌려서
꽃봉오리가 옆으로 누울 수 있었지만...
막혀있던 어미잎을 따줄까 하다
간신히 잎 사이로 얼굴 내밀어 줬더니...
쑥쑥 대공이 자라 꽃을 피웠다.
새끼들 먹일 생각 말고 스스로나 건강하게 자라라
아무리 이야길 해도 올봄에 비밀스레 하나 더
내밀어 다섯 촉이 되었으니 이를 어쩌나!
물 많이 줘서 탈 난 듯하니 물을 아끼며...
많은 식구들 어떻게 살아가는지 지켜봐야겠다.
2025년 4월 2일 평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