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릉과 천장산 오르기
의릉을 방문하려면 꼭 비가 왔다.
저번에는 비가 많이 온 편이라 근처에서 놀다 갔지만
요번에는 오다 말다를 반복했으므로
우산을 들고 돌곶이역에서 만나 10분쯤 걸었다.
안으로 들어오면 이런 평온함이 있어도...
지하철역에서 내려 걸어오자면 상가가 즐비해서
의릉은 대체 어디에 있을까 의심마저 드는 곳이다.
정문밖 '의릉역사박물관'에서 세계문화유산인 조선 왕릉에
대해 흐름을 알게 되면 도움이 되며 금천교를 지났다.
의릉은 조선 제20대 왕 경종(1688~ 1724)과 경종의
두 번째 왕비인 선의왕후(1705~1730)의 능으로 숙종과
희빈장 씨의 맏아들로 태어나 33세에 왕위에 올랐다.
하지만 몸이 약하여 즉위 4년 만에 세상을 떠나고
이복동생인 연잉군(후에 영조)이 뒤를 이었다.
왕과 왕비의 능을 조성할 때는 나란한 것이 일반적이나
의릉은 구역의 폭이 좁아 능을 아래위로 두어 좋은
기운의 맥을 벗어나지 않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홍살문, 정자각, 멀리 오른쪽으로 비각이 보이며
실비가 오는 가운데 잔디가 정말 예술이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지도부터 올려보는데...
왕과 왕비의 능이 위아래로 놓여있는 것이 보이고,
능 위로는 천장산 숲길이 조성되어 있어도 산불 때문에
그동안 닫았던 곳을 마침 우리가 간 날에 개방하여
왕복 약 3km를 올라보는 영광을 누렸다.
능을 가보면 거의 비슷비슷해서 어떤 분의 능인가,
특징이 무엇인가를 익히면 될 것 같고 산 위로 오르며
꽃구경하는 것도 좋았다. 습지에 있었던 창포!
비에 젖어 흐드러진 병꽃나무!
관리를 잘해서 그런지 나무와 꽃들의
색깔이 선명하고 건강미가 있었다.
저번에 왔을 때는 나무로 만들어진 산길이었으나
나무니까 썩었는지 시멘트로 바뀌어 있었다.
산길 개방하는 날이어도 비가 와 몇몇 사람들만
보여서 한산하며 정갈하였고...
산길 옆으로는 도토리를 심었는지, 저절로 땅에 떨어져
새싹이 났을까 참나무 싹들이 이어져 귀엽고 싱그러웠다.
한발 한발 천장산 정상에 오르니 비가 우산을 쓸 정도로 왔지만
비닐을 모아 의자에 깔고 앉아 땀을 식히며 남궁이 가져온
빵과 과일을 우산 쓰고 먹으며 세상 사는 곳을 내려다보고...
에너지를 보충하였다. 점심 먹을 것이라 아무것도
싸오지 말라 해놓고 빵심으로 내려왔다...ㅎㅎ
산길을 내려와 정문으로 향하는데 별들이 가득 보였다.
벚꽃이 질 때 꽃비는 대했지만 별모양은 새로워서
땅을 밝히는 무슨 꽃일까?
하얗고 늘어짐이 아름다워 궁금하더니....
집에 와 '5월에 피는 하얀 꽃'으로 검색하여 간신히
'쪽동백나무'란 것을 알았다. 때죽나무와 꽃이 비슷했으나
잎이 넓고 꽃이 아까시처럼 연이어 피는 것이 달랐다.
꽃이름 하나 외웠네!...ㅎㅎ
다시 금천교 흐르는 물가에 핀 노란 창포!
역사공부를 하며 산길을 걸어 운동도 했지,
꽃과 나무들 구경에 알찬 의릉 소풍이 되었으며
잔디에 감탄하였고 세계유산일만 하다고...
우리나라를 예찬했었다.
2025년 5월 21일 평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