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호수공원 장미원
장미공원에 자주 갔지만 장미철이 되어 장미가
피었나 날마다 가시는 아버지께 여쭈니 반쯤 피었다고... ㅎㅎ
너무나 많이 피어 대충 보셔서 그렇지 동네에서도
장미가 보여 일부러 갔더니 오히려 며칠 전이 절정이었을 것
같았으며 장미를 이렇게 구경한 것은 중랑천 이후에
처음으로 황홀해서 또 가보려는 생각이다.
오후 1시가 넘어 나가자 하셔서 12시경에 도착하여
가스레인지 주변과 식탁, 거실을 청소해 드린 후 출발하였다.
소풍으로 점심은 김밥을 먹기로 하고 과일과 계란을 삶아
놓으셨는데 김밥은 아버지께서 굳이 사시겠다고 하여
양보하고는 손을 꼭 잡고서 호수공원까지 걸었다.
공원에 도착했어도 장미공원까지 오는 데는 10분쯤 더
걸어 모두 30분쯤 걸렸을까, 나무들 사이로 장미가
보이기 시작하여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와~~~ 장미다~~~"
가시가 있고 집에서 키우기 어려우며 예쁜 척하는
꽃이라 여겨져 별 감흥 없이 여태껏 살아왔는데
새로운 세계를 보는 듯 이 순간은 장미에 푹 빠졌다.
알록달록 장미를 처음 보았네!
탐스러웠던 분홍 장미!
느리게 움직이자 아버지께서는 앞장서시고
곳곳에서 나를 기다려 주셨다.
하얀 미니 장미도 처음으로,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러웠는데 이름이 '엘비스'였을 것이다.
장미는 색으로 꽃의 크기와 종류별로 나뉘어
웬만한 식물원보다 정말이지 볼만하였다.
최상의 장미가 아닐까?
붉은색보다 노랑이 섞인 듯 주홍빛이거나...
분홍이 섞인 자줏빛이 마음에 들었다.
살펴보면 장미꽃의 이름이 다 있었을 테지만
같은 종류가 있는 공간도 넓은 편이라 일일이 확인할 수
없었는데 '스텐다즈로즈'라고 다른 나무줄기에 장미를
접붙여서 나무 형태로 키우는 장미였다.
와~~~
사진으로 다시 봐도 아름답구나!
다른 장미들은 짚으로 엮은 칸막이로 겨울을 났으나
키가 컸어도 비닐로 귀하게 씌워주었던 장미인데
꽃을 보자 반가웠다.
장미원 중 가장 높은 곳에 올라앉아서 잠시 쉬는데
어떤 부부가 오더니 아버지 생각난다며 사진을
자처해 찍어주겠다고. 잠깐 울먹이는 목소리가 들렸다.
아버지와 정답게 손 잡고 찍었었네!
작은 꽃봉오리들이 힘찼던 장미!
높은 곳에서 장미원을 내려다 본모습!
호수 반대편은 초록으로 물든 나무들이 꽉 차고
이쪽은 화려한 장미들로 대비를 이루어 기분이
둥실둥실 떠다니다 고요히 차분해지기도 했다.
"점심은 어디서 먹을까요?"
"내가 봐 둔 곳이 있어"
주말에 오시면 앉을자리 없이 사람이 많다며
소풍 와 도시락 먹는 모습에 부러우셨던 모양으로
나보다도 더 좋아하셨다. 김밥, 계란, 과일, 주스 등을
펼치고 먹는데 집에서 보다 맛있다고...ㅎㅎ
즐거워하시는 모습 보며 함께 하는 것이 효도지, 뭐!
장미가 여기저기 아름다운데 날도 좋았지, 배는 부르지!
등 따시지, 무엇 하나 아쉬움이 없었네!
아직 못 본 곳이 있어서 더 구경하고 싶었지만...
친구 분들을 만나 오늘은 딸하고 소풍을 와
점심을 먹었으니 더 놀다가도 되는데 출퇴근시간
전에 서울까지 가야 해서 자리를 뜬다 하시고는
천천히 조팝나무가 늘어졌던 초록길을 걸어 버스정류장에
도착하여 타고 갈 버스 올 때까지 배웅해 주셨다.
아버지께서는 네가 와서 재밌었다고 하셨지만
나는 아버지께서 이곳에 사시니 더불어 이렇게 많은
종류의 장미를 생전 처음 감동하며 구경할 수 있었다며
여전히 들뜬 마음으로 조심해서 들어가시라고
안아드리고는 돌아섰다. 혹시 장미꽃 보러 김포까지
가볼 만하냐고 물으신다면? 얼른 다녀오시라고
적극 추천해드리고 싶다...^^*
2025년 6월 2일 평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