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한 날 화창하진 않았다. 걷다가 눈발이 날리기도 했는데 비가 오지 않은 이상 이런 변화를 볼 수 있어 불안하긴커녕 좋았다. 우산을 가져왔으니 비 와도 쓰면 되는 것이고, 화계사 일주문에서 만나 그윽하고 푸른 소나무 군락에 역시 북한산 자락은 웅장하였다. 어느 동네인가 숲속 음악회라도 열리는 장소인 듯 의자가 솔밭에 둥그러니 모여있었다. 날 따뜻해지면 도시락 먹기 좋겠더란다. 자락길도 있었다. 산자락은 어디든 자락길이 될 수 있지만 특정지역에 붙는 이름인 줄 알았는데 휠체어도 갈 수 있게 경사가 완만한 지역을 지나며 약속한 한 분이 오지 않아 전화를 여러 번 했어도 소식이 없어 어째 이런 일이? 이런 표시를 처음으로 만나 집에 와서 보니... 참으로 친절한 이정표였음을 알았다. 지금 지나는 곳에서 넙데..
소나무 밑에 샘이 있어서 솔샘길이라 한다는데... 시작하는 지점에 '북한산 생태숲'이 있었지만 사람도 많고 공원이라 등한시했더니 샘의 발원지가 그곳에 있단다. 커다란 북한산이니 샘 발원지는 곳곳에 있을 테지... 암튼, 4구간은 길이도 짧아 2.1km로 1시간 거리이며 난이도는 '하'라는데...... 누구에게 알리기 위함보다는 혼자서 어떻게 다녔는지를 남겨본다. 주홍색이 원래의 솔샘길이다. 정릉의 아파트단지 둘레를 지나는 길과 같았는데 새롭게 지은 아파트들이 가득 들어찬 곳이어서... 거리는 깨끗했지만 내려갈 때 경사도가 심했고 도로를 많이 걷게 되는 구간이라 별로 흥미가 없었던 곳이다. 하지만 어쩌다 보니 동네에서 가끔 걷기 행사가 있을 때 지나는 길이기도 해서 궁금했던 차에 잘되었다 싶었다. 파란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