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
살구 때문에 아버지와의 약속을 이틀 미루었다. 익자마자 보관이 어렵고 갈라져서 익는 시점을 잘 헤아려야 하는 살구라 햇볕을 이틀 동안 더 쬐면 맛있게 익을 거라는 예상에 그리하였다. 조금이라도 상처가 나면 은은한 향기에 초파리가 날아들어 성가신데... 이틀 후에 만났어도 살구의 색은 제법 났으나 돌덩어리 마냥 딱딱하였다. 상온에 두어 포근히 익혀 먹으면 좋을 테지만 이 또한 쉽지 않아 씨를 발라 설탕에 재었다. 살구는 씨 발라낼 때 예쁜 과일이었다. 매실과는 달리 아주 깔끔하게 분리되어 시간이 걸리지도 않았다. 익기 시작하면 또 벌레가 생기는데 표면이 다소 거칠었어도 버릴 것이 없어 좋았다. 효소를 만들어 1년 먹을 것이면 굳이 매실을 살 필요가 있을까? 해마다 아버지 꽃밭에서 열리고... 약으로보다는 ..
카테고리 없음
2019. 7. 4. 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