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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책이라도 아직은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것이

재미있고 제법 운동이 되어 평지는 등한시하는 편인데

땅콩을 목표로 재래시장으로 향했다.

버스정류장으로는 다섯 정거장쯤?... ㅎㅎ

 

 

 오후 3시 10분에 이곳을 지나가고 있었구나!

하천으로 이렇게 걸어가 보니 거침 없어 나름 좋았다.

옆집아주머니가 보따리 주렁주렁 들고서 마주치시면

재래시장을 운동삼아 걸어서 다녀왔다고 하시길래

궁금하던 차였다.

 

 

 흘러가는 물과 새롭게 더해진 물은 머지 않아 청계천으로

향할 것인데 지하철에서 나왔나 냄새 없이 맑았다.

햇볕이 나왔으면 더 좋았을 것을... ^^

 

 

 건너편에 반가운 그림들이 나타났다.

어릴 적 이런 놀이 많이 했던 것이다.

팀을 나누어 가위바위보 해서 편을 가를 때

힘센 동생이 항상 일 순위로 뽑혔고 비리비리해 보이는

나는 그다음이었지만 당연한 듯 받아들였었다.^^

S자형 놀이보다는...

 

 

 오징어 모양이 상대방을 밀치는 힘과 요령이

필요했던 기억으로 그 먼 시골에서 했던 놀이가 이곳에

그려져 있어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서울에서 시작되어

충청도까지 내려온 것일까? 가이생 하자고 그랬었는데,

일본 말일 듯 싶어 쓰다 말고 찾아보니 역시나 일본어로 

'싸움을 시작한다’는 가이생’(開戰개전) 이었다.

허물어진 분교에서 숙제도 잊어버리고 뛰어놀았던 그 시절,

또랑 근처에 살던 힘센 소녀와 금순이가 떠올랐다.^^

 

 

 다리 아래 낮은 자세로 몰려다니는 비둘기 떼 또한

낙동강 철새 무리를 만난 듯 볼만하였다. 가을에 여문 

풀씨들이 있었나 연신 입을 움직이며 한 마리가

푸드덕 날아오르면 모두 따라나서서 멋진 비행을 

보여주었는데 행여 머리 위로 지날까 아슬아슬하였다.

 

 어디쯤에서 시장으로 빠져나가야 하는지 알 수가 없어

여러 번 물었었다. 한번은 말을 꺼내고 보니 몸이 불편해

보이는 아저씨여서 아차 싶었는데 이리 와보라며 손으로

가리키시고 친절하게 말씀해 주셔서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하게 되었다.

계단을 오르니 넓은 사거리가 보이며 많이 지나던

곳이라 반가웠다. 등잔 밑이 어두웠던 것이다.

 

 시장이 워낙 커서 헤맬까 어떤 아주머니는 땅콩 파는

길목을 알려주시고 정말이지 여러 사람들의 덕분으로

목적 달성을 하게 되어 고마운 마음이었다.

 

 다시 하천으로 내려갈까,

짐이 있으니 버스를 타고 갈까?

하지만 걸어서 가보자며 요번에는 버스가 지나는 길 따라

집에 왔더니 몰랐던 하천길보다 가깝게 느껴졌다.

이때만 해도 시장이 한적했지만 명절을 앞두고 버스가

밀리며 복잡함이 눈에 보이는데 새로운 길을 찾아

걸어보고 서리태와 땅콩 등 마트보다 실하며

값이 덜한 곳을 알게 되어 기쁜 마음이었다.^^

 

 

 

 

 2023년 1월  19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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