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수서역 도착하는데 1시간 30분이 걸렸다. 이야기하다 보면 금방이지만 짧은 거리는 아니다. 차 타는 시간만도 왕복 3시간이 걸리니 말이다. 보이는 곳은 수서 SRT역으로 지하철역과는 달리 무게감 있는 비행기처럼 보였다. 대모산은 시작부터 경사가 가팔랐다. 조선시대 말까지 경기도 광주에 속했다는 이곳은 세종의 손자나 무안대군, 광평대군의 묘소가 이장된 곳이어서 궁마을이라고도 불렸단다. 햐~~ 햇살도 좋았지 봄이 왔음을 실감하였다... ㅎㅎ 제일 먼저 잎을 틔우는 나무의 이름이 무엇일까? 진달래가 곳곳에 펴 봉오리 맛도 봤다. 둘레길을 걷는다 했지만 가다 보니 정상(293m)으로 향하고 있어서 낮은 산이라 잠깐 올랐다 내려오려 했는데 생각보다 길게 이어지며 능선의 끝부분이 정상이라 2시간이나 걸렸다...
군자란이 겨울 동안 얼어서 혹시 뿌리가 상했더라도 흙 위에 올려놓고 기다리면 뿌리를 내리며 다시 살아나니 버리지 마세요. 그래서 살아난 것이 위의 엄마화분이며 뿌리에서 번식한 싹이 지금까지 6개였는데... 두 뿌리는 분양을 하고 엄마옆에 현재 3 뿌리가 나와 보이는 화분은 두 개이나 5 뿌리가 자랍니다. 번식하지 말고 원뿌리나 튼튼하게 자랐으면 하지만 군자란이 위험을 느껴 그랬을지 의문입니다. 내내 물만 주다가 동글동글 팥알만 한 비료를 3개씩 넣어줬었는데 오히려 두 해동안 몸살을 앓고 꽃이 부실해서 비료를 주는 계절이나 시점이 따로 있는 것 같았으며 (꽃이 진 후가 좋을 듯했음) 적응이 어려웠나 봅니다. 그래도 봄이 왔다고 꽃을 피워 반갑고 기특한 마음입니다.^^ 2024년 3월 23일 평산.
베르테르의 슬픔이 무엇일까 궁금하였다. 젊은이라 했지만 읽는 내내 늙은이로 보이기도 했다. 지극히 감성적이고 자연애찬가이며 책을 통해서였든 이미 많은 경험을 갖고 있는 지식인으로 성격이 예민했다고 할까! 언어의 예술사 같기도 해서 어쩌면 이런 글귀들을 생각했을지 괴테가 25살에 썼다고는 전혀 생각할 수 없게 만들었다. 축제를 즐기기 위해 로테의 집을 방문하면서 처음 만나게 된 두 사람은 일찍이 엄마가 돌아가실 때 많은 동생들을 장녀인 로테에게 부탁하셨기 때문에 따뜻하게 동생들을 보살피는 모습을 시작으로 베르테르가 관심을 갖게 되지 않았을까! 로테는 이미 약혼자 알베르트가 있어서 베르테르는 그를 부러워하며 친구처럼 방문을 자유롭게 한 편이고 로테의 동생들도 잘 따라서 분위기가 밝았다. 실제로 괴테는 친구 ..
올림픽공원은 몇 번 왔지만 역은 처음인 듯싶다. 이곳에 한국체대가 있다니 금시초문이었네! 뒤쪽으로 잠실 L 타워가 보인다. 역에서 바로 성내천으로 이어졌다. 완연한 봄은 아니지만 물소리에 산수유가 노랗게 피어나며 무엇보다 햇빛 쬐러 나온 주민들이 많았다. 말끔한 이 길을 도란도란 앞으로나 향하다... 둘레길 표시는 까맣게 잊어버리고 계속 걸었지 뭔가! 당연히 천을 따라 움직이는 줄 알았으나 성내천이 끝나는 지점에 오고서야 다음에는 탄천으로 이어지겠지 했다가 물줄기가 보이지 않아 어디로 가야 하나 두리번거렸지만 길이 다섯 갈래는 되는 듯 복잡하였고 둘레길 표시가 없어 근처의 부동산에 들어가 여쭙고는 방향을 바로 잡을 수 있었다.^^ 성내천은 맛만 보고 이정표를 따라 나왔어야 하는데 날 좋지, 기분도 상쾌했..
3월이면 김장김치가 끝났으면 하는데... 배추는 몇 쪽 남았지만 총각무나 깍두기를 다 먹어서 제주산 무가 끝나기 전 깍두기를 담고 싶었다. 무 8개와 대파 한 단을 합해도 10000원이 되질 않아 배달은 시킬 수 없어 양손에 들고 왔다. 내 앞에 지팡이 들고 올라가시는 어른이 계셨는데 나 때문에 마음이 급해지실까 염려가 되며 한편으로는 천천히 계단을 오르심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었다 싶다. 무 썰면서 맛을 보니, 달콤하며 아삭한 식감에 물 많고 시원하였다. 김치 중에서 깍두기 담기가 제일 쉽다. 2시간이면 족히 일이 끝나니까 말이다. 마침 반찬 하려고 육수를 냈어서 양념이 수월했으며 작년 봄에 담근 새우젓이 숙성되었지만 믹서기에 갈기가 귀찮아 언제 날 잡아서 해야겠고, 요번에는 얼마 전에 담근 굴젓을 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