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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후 아버지 일터에서 다시 모였다.건물 주변에 풀이 많이 자라 제초제를 뿌려보자고하셨으나 장마철의 시작인 비가 와서 대신 다른 일들을 했다.우비가 두 개 밖에 없어 오라버니는 비닐을 쓰고 아버지와 내가 우비를 입었지만 빤쮸까지 몽땅 젖으며 신발은 찌걱찌걱 발이 수영하고 있었다. 물이 흘러가는 하수도를 찾아 흙으로 메워진 곳을 여러 개 뚫어서 제초제 작업보다 큰일을 했다 하셨다.비 철철 맞으며 주변의 물꼬를 튼 것인데 나야 막대기 두 개로 요령을 부렸지만 맨손으로 일한 오라버니가 애 많이 썼다. 새롭게 건물을 짓으려는지 높아진 기반공사에옆집으로 근방의 물이 모두 흘러가 집주인에게얼른 오시라 전화를 걸고 사진도 보내주었다. 일주일 만에 왔는데 몇 개의 자두가 푹 익어 떨어지고상추와 근대가 성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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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에서 아버지를 도운 것은 처음일 듯싶다.어쩌다 친정에 가면 채소들을 얻어만 왔지, 호미 들고 풀 뽑은 것은 처음이었다. 부지런하셔서 기회를 주시지 않는 점도 있고근래에는 허리 때문에 텃밭을 가꾸지 않는다 하셨는데일찍이 심어놓으신 살구와 앵두, 자두나무... 등먼저 살구를 따라고 하셔서 비닐을 들고 비탈길을올라 오라버니와 손놀림을 빨리해 보며 모기들이달려들어 마구 찔렀으나 수확의 기쁨을 누려보았다. 무슨 꽃이냐고 물었던 밭 한쪽 구석의 접시꽃! 아버지 꽃밭에 흐드러진 능소화! 두 번째 일거리는 근대밭이었다.알맞게 이파리를 떼며 풀을 뽑는다 했지만 일주일 후면 무성하게 자라니 더 떼라 하셔서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재미가 나 농부 체질인가??? 다음은 상추잎을 수확하고 풀을 모조리 뽑았더니말끔하게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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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아무것도 하시지 말고 계세요!" "저희가 가서 할게요." "갈비탕 끓이고 있어." 식구들 온다고 갈비탕 끓이실까 봐 아침 7시가 막 지난 이른 시간에 전화드렸는데 벌써 시작하셨다니 어쩌나! 동생이 고깃국보다 된장찌개를 해 먹자고 재료를 모두 가져오기로 했는데? 아버지께서 끓이신 갈비탕보다 된장찌개가 좋겠다고 미리 이야기를 건넨 동생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쩌니, 벌써 갈비탕 끓이고 계신단다." "아~~ 갈비탕 먹기 싫은데, 맛있다고 하지 말아야 해!" "맛있다니까 자꾸만 끓이시잖아!" 싫어하는 표정이 역력해서... "갈비탕을 손수 끓여주시는 아버지가 어디 있어?" "와서 맛있게 먹어주는 것도 효도지!" "된장찌개는 내내 집에서 끓여 먹으면 될 테고... " 그리고는 전화를 끊었는데 점심을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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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엄마 예쁜 옷 입혀주세요!" "알았다...ㅎㅎ..." 집에 도착했더니 엄마는 예쁘게 챙기셨는데 아버지께서는 등에 쪼금 구멍 난 옷을 입고 계셨다. 일 하시며 어디에 걸리셨는지 전혀 모르셨단다.^^ 중요한 것은 옷이 아니고 잔칫집처럼 시끌벅적하였다. 오라버니와 엄마에게 축하할 일이 있어 모인 것으로 뜻밖에 사돈처녀가 등장하여 놀라게 하더니 미니장미 한 다발로 더욱 자리를 빛냈다. '예쁜 울 엄마!...ㅎㅎ' 음식 나누기는 작년과 비슷하여 샐러드, 부침개, 오삼불고기, 당뇨가 있으시지만 아이스크림을 드시고 싶다 하셔서 간식거리는 내가 준비하였다. 날 더워 음식이 남으면 상할 수도 있어서 서로 나눌 생각 말고 두 접시씩만 놓기로 했어도 음식 준비에 하루종일 걸리긴 했다. 무슨 전을 할까 하다가 동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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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가 시원찮으신 아버지께서 삼계탕을 끓이셨다. 인삼, 대파, 대추, 양파, 찹쌀, 통마늘... 언뜻 보기에 이런 채소들이 보였는데 어릴 적부터 먹어와 익숙하였고 유명한 삼계탕집보다 깊은 맛이 느껴졌다. 생삼이 여러 뿌리 들어가야 향이 진하며 먹을만한 것이다. 아버지표 삼계탕을 먹을 때에는 커다란 접시에 일단 토종닭을 건져서 다리와 몸통을 식구수 대로 나눈 후 소금 찍으며 먹다가 국물을 더해 마시고 우러난 닭국물로 찰밥을 따로 하셔서 나중에 먹는 방법인데, 난 고기를 먹고 국물에 찰밥을 말아 땀 솔솔 흘리며 오랜만에 아버지 덕분에 호강을 하였다. 먹었으니 설거지를 해야지! 들통에 밥물이 넘쳤던 밥솥까지 오라버니가 들어줘서 통째로 수돗물에 대고 속속들이 씻은 후 엄마 손을 잡고 이야기 나누다 친정집을 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