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도 없고 날이 참 좋았다. 마음 같아서야 가까운 토왕성폭포라도 다녀오고 싶었지만 케이블카라도 탈 수 있어 즐거운 날이었다. 매표소까지 올라가며 남아있던 단풍이다. 춥지 않은 날 설악동에 머물며 날마다 산책코스를 달리해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서 간 친구 덕분에 케이블카를 일찍 탈 수 있었다. 계곡이 나타났고 저 다리는 어디며 누가 건널까? 계곡은 동해 바다로 향하고 있었다. 뾰족한 바위를 지날 때 단숨에 올라가는 것이 느껴지고 몇 구비를 넘자 길지 않게 도착하였다. 다른 케이블카에 비하면 짧은 편으로 금세 해발 700m를 올라왔다니 이래서 여러 사람이 두루 즐기라고 케이블카가 있는 거구나 싶었다. 권금성으로 오르고 있다. 한 번은 겨울날 케이블카에서 내리자마자 세찬 눈보라에 앞이 안 보여 ..

친구 아버님께서 공공기관에 다니셨던 혜택으로 돌아가실 때까지 전국에 있는 직원 복지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니 모처럼 덕을 보게 되었다. 호텔은 아니어도 소박함에 하루 숙박료가 6인실이 3만 원이라 거저 다녀왔단 생각이다. 행여 비누나 수건이 있는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기대를 많이 하는가 싶어 그냥 갔는데 칫솔만 빼고 모조리 있었다. 생각 같아서는 국도를 달려 속초로 넘어가고 싶었으나 건의사항으로 내놓았다가 힘들다는 결론에 이르러 아마 미시령으로 향했을 것이다. 나야 오랜만이지만 그녀들은 자주 간다며 음식점으로 척척 안내하였다. 용대리에 있는 황태정식으로 점심을 먹었다. 구수한 황탯국도 시원했지만 촉촉한 황태구이가 빛났다. 고개를 넘어왔으니 무엇이든 남김없이 비웠다.^^ 식당에 들어가다 인공폭포를 발견했기에 ..

남산에서 북동쪽을 바라본 모습으로... 어느덧 국제적인 도시가 된 서울인 만큼 야경 또한 멋있어 보이게 잘 만들었다 싶었다. 단순하게 정상에 올라왔다 내려가던 때와는 달리 봉수대가 있는 길목에도 접어들었는데, 하~~ 사랑의 징표들이 여기저기 매달려 묵직해 보였다. 부디 모두 이루어져서 행복하게 살기를... ^^ 봉수대는 남쪽에만 있었나 싶었지만 제5봉수대까지 모두 남산(목멱산) 봉수대로 집결하는 형태로 낮에는 연기, 밤에는 횃불을 피워 긴급한 상황을 전했으며 제1봉수대: 함경도- 강원도-양주 아차산 제2봉수대: 경상도- 충청도- 광주 천림산 제3봉수대: 평안도 강계- 황해도 - 한성 무악 동봉 제4봉수대: 평안도 의주- 황해도 해안- 한성 무악 서봉 제5봉수대: 전라도- 충청도- 양천 개화산에 이르렀다...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장충단공원을 지나 가파른 계단을 피해서 국립극장으로 올랐다. 약속을 11시에 했는데 늦지 않았음에도 무슨 추억 쌓기(?)를 한다며 먼저 들 떠났기에 그냥 되돌아올까, 중간에서 내릴까! 마음속에서 갈등이 있었다. 차가 다니지 않는 북측순환로를 생각했지만 오늘따라 시시해져서 산 위로 큰길 따라 오르며 한양성곽을 만나 반가웠다. 단풍은 일찍이 떨어진 듯 헐렁한 가을빛이 남았고... 넓은 시멘트길을 걷다가 갈래길에 보이자, 흙길 걸으려고 작은 숲길로 들어섰다. '역시 흙은 색으로만 대해도 포근하니 좋다.' 계속 가면 산자락 마을로 이어지는 것 같아 다시 위로 올랐다. 정상을 들렀다 내려올 생각이었기 때문인데 사람이 없어 좀 두근거리기는 했다.^^ 탁 트인 전망대가 나왔다. 나를 재밌게 해주려..

고추장을 들고 길을 나섰다. 담은 것은 아니지만 양이 많아 나누자는 뜻으로 친구집까지 배달하고는 함께 둘레길을 걸었다. 예쁜 길로 가자며 이끌어줘서 간송옛집에 들러... 고즈넉함을 엿보고... 갈색으로 빛나는 참나무 숲으로 들어갔다. 둘레길 중 한산한 편이어서 걷기 명상에도 좋겠고 높낮이에 재밌었으며 운동하기에도 적당하다 싶었다. 민가로 내려오는 멧돼지들 때문에 철조망이 곳곳에 세워져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는데... 지날 시에는 꼭 문을 닫아줄 것을 당부하였다. 1. 소리 지르거나 등을 보이지 않는다. 2. 공격적인 행동을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3. 바위나 나무 등 은폐물 뒤에 숨는다. 4. 우산, 천, 깔개등이 있을 시에는 펴서 앞을 가린다. 자연이 잘 보존되어 원시적인 느낌이었고 도봉산을 위로 오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