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나갔다 은행이 떨어진 곳을 만났다.며칠 만에 갔더니 조금도 아니고 한 무더기였다. 낮은 산길이라 사람들이 발견했으면 없어졌을 법도 한데 명절 준비로 다들 바빠 은행이 그대로 있는 것 같았다.처음 몇 곳은 그냥 지나쳤으나 둘레길 반 바퀴를 돌아 집으로 돌아올 즈음 예쁘기도 해서 마음이 흔들렸다. '아무것도 없어 냄새나는 은행을 어떻게 줍지?'두리번두리번하며 아직은 가을이 깊지 않아 은행나무 앞플라타너스의 떨어진 잎도 귀했다. 손바닥에 잎을 몇 개 포개어 은행을 줍는데움푹 들어간 구석이 없으니 몇 알 줍기도 전 자꾸 떨어져서급기야는 모자를 벗어 플라타너스 잎을 깔고 돌아오다가이것도 불안하여 땀 닦으려고 가져간 손수건으로전체를 싸맸더니 가뿐해져 신경 쓰이지 않고 좋았다. 한편 며칠 전 동네의 가로수..
서리태 콩으로 간단하게 콩국수를 만들어보았다.맛있게 하려면 잣이나 통깨 등 여러 가지를 넣는 게 좋겠지만 굳이 넣지 않아도 콩과 소금만 있으면고소하니 천연의 맛을 즐길 수 있었다. 콩을 씻어 몇 시간 불려서 담갔던 물과 함께불에 올리고 부르르 두 번 정도 끓어오를 때 몇 알먹어본 후 고소함이 느껴지면 불을 껐다. 식기를 기다려 삶았던 물과 함께 믹서에 갈아 농도가알맞을 정도로 물을 붓고 접시에 계란 삶은 것 , 오이 썬 것,토마토나 복숭아 있으면 몇 쪽 담아서 소금으로 각자 간을 맞추면 되니 아주 간단하였다. 삶은 국수를 찬물에 헹궈 소쿠리에서 물을 뺀다 해도물기가 남으니까 농도가 옅어지는 것을 생각해서콩물을 모두 마실 겸 농도는 좀 되직함이 좋았다. 또 남은 콩물에 소금간을 해두면 하루 이틀은..
7시 30분쯤 도착하여 아버지는 일하고 계셨단다.건강하시다면야 새벽 5시에 오셔도 걱정이 없지만 8시 30분에 만나 10시쯤 도착한 오빠와 나는 어쩌나!그나마 일하러 갈 때는 더 먹어야 하는 것 같아도 아침이 빨라 생각 없으니 그냥 가는 편인데...중간에 콩물이라도 먹으니 배가 고프진 않았다. 오늘의 수확물은 아버지표 참외!...ㅎㅎ일주일 만에 파랗고 조그맣던 참외가 노랗게 변하여밭에 뎅그러니 누워있으니 참 예뻤다. 비가 그친 후햇볕이 나와서 이렇게 자란 것이라는데 지난번에 하나수확한 것을 들고 왔으나 물만 가득 들어 버렸던기억에 기대는 하지 않고 들고 왔다. 언제 무슨 씨앗을 심어야 하는지 몰라도 지나가다씨앗을 발견하면 무엇을 심어볼까 두리번 한다.상추, 얼갈이, 열무, 시금치 씨앗을 사갔었다. ..
아버지께 가는 날!올케가 휴가라서 우리 집에 들렀다 함께 가기로 했는데 오는 김에 똑같은 화분이 많아 나누고 싶다 했더니, 좋아라 해서 도착하기 전 작고 예쁜 화분으로 골라 밑으로 내려놓았다. 되도록이면 빨리 가기 위해 미리 내다 놓은것이었지만 돌아오면서 실으면 된다는 말에... ㅎㅎ하지만 미리 싣기를 잘했다.돌아와서는 피곤하고 저녁 준비에 못했을 것이다. 오늘따라 일터에 더 일찍 오셨단다.집 가스레인지 윗부분 차단기에서 몇 분마다 뚜뚜뚜뚜~소리가 나서(이주 전 된장찌개를 올려놓고 그냥 오셔서 차단기가 내려가 천만다행이었고 탄 냄새가 집에 꽉 차 놀랬었다) 오후에 고치러 온다니 서두르셨다는데가스안전공사에서는 일주일을 기다리라네, 참나!!!첫날은 소리 때문에 못 주무셨다니, 에구~~~차단기가 아주 ..
부추를 먹을 요령으로 잡채를 해보기로 했다.새롭게 사온 재료는 없었고 장마철이라 채소들생명이 짧아 있는 재료들을 모조리 사용하기로 했다. 사실 잡채에 호박과 부추를 사용해 보기는 처음이다.애호박이 아니라서 속을 비우고 볶았으며각각의 재료들에 소금 한 꼬집 정도만 넣었다.설날에 들어온 햄도 고기 대신 넣어보았고 주인공인부추는 두 군데에 놓을 만큼 많이 사용하였다. 언뜻 냉동고에 있었던 맛살도 생각나... 잡채가 많은 재료를 화려하게 품었다 싶었다.마지막으로 당면에 진간장을 조금 넣고 삶아서채에 걸러 참기름과 마늘 조금 통깨를 넣어 버무렸더니심심한 듯 간이 맞아 어렵지 않게 완성되었다. 어머니께서 만두는 속이 중요하다 하시고 잡채는 당면보다 그 밖의 재료들이 많아야 맛있다하셨는데 야채가 많이 들어가 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