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오기 전 모처럼 흐린 날이었다. 신문을 읽다가 잼버리 청소년들이 우리 동네로 온 것을 알고 마음속으로 무척 반가우며 오늘 걷기는 구경도 할 겸 창경궁으로나 가볼까 싶었다. 창경궁은 한 번에 가는 버스가 없어 명동을 가볼까? 그곳은 복잡하고 걷기에는 남산까지 가야...ㅎㅎ 여러 갈래로 생각이 미치다 교통이 편리한 광화문을 떠올리자 걷기에도 구경하기에도 잼버리청소년들을 만나기에도 좋겠어서 시원한 복장에 샌들을 신고 나갔다. 몇 달 만에 광화문은 확연히 변해있었다. 전시회처럼 꾸민 곳도 여럿이었는데 바닷속 바위와 조개를 보여주는 영상인지 선명하고 신기해서 한참을 들여다보았다. 새롭게 단장한 후 숲도 제법 우거져 서울의 한복판임을 실감할 수 없었다. '캠핑가든은 어떤 곳일까?' 낮인데 작은 전구들이 켜있..
가을이라고 여기저기서 축제를 한다. 광화문에 갔다가 조금 있으면 퍼레이드를 한다고 해서 운 좋게 정 중앙에 앉을 수 있었다. 이런 축제 보는 것도 처음이다.^^ 몇 분만에 무대 둘레는 사람들로 꽉 찼다. 옆으로 앉았으면 햇빛에 눈 부셨을 텐데... 중앙에 앉아 등 뒤로 햇볕을 받아 따습고 좋았다. 무대 앞이 널찍했으며 장애가 있는 청소년들의 클래식 연주로 시작되었는데 얼마나 많은 연습을 했을지 뭉클하였다. 다음은 김덕수 사물놀이 농악이었다. 의상도 화려했지만 압도적인 소리로 관중을 집중시키며 흥을 돋우었다. 상모 돌리기 할 때는 남정네들 몸이 엄청 기울어져 넘어지지나 않을까 보는 내가 간 떨어지는 줄 알았다.^^ '무대가 넓을 수밖에 없었네!' 북치는 여인들 한복 입은 자태가 고왔다. "얼쑤 우~~~ 잘..
정조가 수원 화성으로 능 행차하는 당일이다. 창덕궁 앞에서 출발한다는데 행사 때문에 버스가 다른 곳으로 돌아갈 수 있어서 창경궁에서 내려 걸어가기로 했다. 얼마 전 걸었던 순라길을 넘어서면 창덕궁이 나오니 비교적 이른 아침에 순라길을 오른 셈인데 날이 푸르렀고 아침 공기가 시원하며... 아무도 없어 한적하니 기분이 최고였다. 화살나무 붉은 단풍이 반겨주었네!^^ 소나무 자리 잡아 키가 커진 듯 늠름하였고, 이 길로 오길 잘했다며 웃음꽃 피었다. 창덕궁으로 내려가는 길목에선 은행잎이 황금으로 익어가며 빛나는데 북소리와 피리, 나팔소리가 들려 마음이 날아올랐다. "와아~~~ " 두 개의 차선을 비운 길 쪽으로 능행차 준비하는 사람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복장을 갖추고 기다리는 모습에 우리도 서둘렀지만 새벽..
방학이면 만나는 친구들이라 비가 온다고 했지만 약속을 미룰 수 없어 단단히 마음먹고 나가려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날이 좋아 행복한 웃음이 나왔다. '우리 만나는 날에 福이 찾아왔구나!' 만나기로 한 광화문역 4번 출구! 이곳에서 바라보는 장면도 멋있었다. 이순신 장군의 오른쪽인 이쪽만 車線을 살리고 장군의 왼쪽으로는 나무를 심어 공원화되어 있었다. 뭉게구름이 실감 나지 않았다. 찻길을 건너 장군님 앞에 섰다. 조선 공신에 들지도 못한 장군님이지만... 우리가, 국민들이 인정하면 그만이지, 뭐! 오른쪽으로 KT 건물은 공사 중으로 보였는데 커튼을 손가락으로 정리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도로를 없애고 공원화한 부분이다. 나무 5000그루를 심었다는데 지금도 보기 좋지만 시간이 지나 자리 잡으면 근사한 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