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면 저절로 밤 수확이 그리워진다. 친구가 그곳에 없으면 밤이 아무리 많아도 와질 까만은 먼저 소식을 전해 오겠냐는 연락을 받고 기분이 좋아 급하게 날을 정하게 되었다. 밤을 수확해서 캐리어에 넣어 오자는 말에 한 번도 생각하지 못한 방법이라 솔깃해지며 '무거운데 무사히 들고 올 수 있을까?' 고장이 나도 된다는 중간 크기의 가방을 얻어 길을 나섰다. *** 이쯤에서 잠깐!!! 밤 주을 때 필요한 도구가 뭐냐고 물으시니 올려본다. 장화가 제일 좋지만 없으면 등산화도 좋겠고 보여드린 장갑 두 가지면(자세히 보면 두 가지가 다르다) 집게 필요 없이 밤송이를 맨손으로 까도 아프지 않다. 노란 빛의 코팅된 장갑을 나중에 껴서 두 겹으로 착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담을 시장바구니나 두툼한 비닐이 있으면 된다. ..
따뜻한 차를 끓이기 위해 대추와 생강을 사 왔다. 올겨울에는 차(茶)를 여러 번 끓이는 중이다. 들통에 인삼을 비롯 재료를 넣다가 잘 우러나라고 대추에 칼집을 넣는데 문득 약밥이 생각나 찹쌀을 얼른 씻어놓았다. 시간 날 때 끝물인 밤을 까놓았으니 약밥 만들 재료 준비가 쉬워 곁들이게 되었으며 대추를 보고 먹지 않으면 늙는다는 소리에... ㅎㅎ 맛있어 자꾸 입으로 들어가는 것을 꾹 참고 모으며 씨가 포함된 대추는 들통으로 퐁당 던지고... 두 가지를 함께 하자니 재미가 났다.^^ 찹쌀을 씻어 3시간 정도 불려서... 간장에 취향껏 설탕, 소금, 참기름을 넣고 밤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 물은 밥할 때보다 적게, 그러니까 모든 것을 섞은 후 쌀 높이와 같게 맞춘 후 밥하듯이 하였다. 대추는 전자레인지에 30초..
청소하다 보니 호박 한쪽에 검은 반점이 보였다. 현관에 놓고 눈으로 호강한 다음 1월 중순 경에 무엇으로든 사용하려고 했는데 앞당길 수밖에 없었다. 깨끗이 씻어 호박을 가르고 썩은 부분을 제거한 다음 일단 냉장고에 넣었다. 씨앗까지는 나쁜 기운이 퍼지지 않아 씻어서 물기가 제거된 후 딱딱해지기 전에 모조리 깠다. 완전히 마르면 손톱이 아프더라니... ㅎㅎ 한가한 날로 이어질 때 한 가지씩 준비했다. 집에 있는 콩과 찹쌀을 씻어 불리는 동안... 호박을 커다란 냄비에 넣고 물 한 사발쯤 넣은 후 껍질이 알맞게 물렁해질 때에 불을 껐다. 너무 무르면 껍질과 호박살이 깨끗하게 분리가 되지 않으니 말이다. 애초에 껍질을 제거하면 말끔하지만 힘이 들어 추천하긴 어렵다.^^ 삶아서 껍질을 수저로 긁으니 아주 쉬웠다..
이맘때가 되면 밥 주우러 가고 싶다. 거리가 있어도 친구 얼굴도 볼 겸 밤 줍는 재미와 수확이 뿌듯해서 자꾸 어른거린다. '가고 싶으면 가야지!' 동쪽에서 남서쪽으로 간 것뿐인데 거리가 만만치 않았다. (길 찾기를 해보니 2시간 29분으로 나오는데 왜 그리 오래 걸렸을까?) 별 차이가 없을 것이라 여겼지만 오후 1시가 넘어 도착하여 점심을 먹고 2시쯤 시작했을 것이다. 평소에 안 쓰던 근육을 쓰게 되어... 밤 줍고 온 다음날은 온몸이 찌뿌둥하기도 한다. 그러니 대비하는 차원에서 6시 15분에 일어나 스트레칭 좀 하고 아침 챙겨서 먹은 후 시간이 남아 청소도 하고 커피 한잔하고서 여유롭게 집을 나섰는데 서울에서 전주 가는 시간만큼 걸렸다. '기분이 갈아앉았으나 왔으니 밤은 주워가야지!' 밤골에서 움직인 ..
겉절이를 좋아하셔서 김장을 한 후 몇 쪽 갖다 드렸더니 작은 나무에서 감 수확을 했다며 16개 나누어주셨다.오다가 깨져서 하나는 먹었고...ㅎㅎ 땡감이라 익으라고 채반에 두었더니어떤 그림보다 예쁘다. 가을이 되며 관음죽, 스파트필름 등푸르름만 남았는데 꽃대가 올라왔다. 여러 사람 보라고 마루에 두었더니 추웠나 잎이 축 늘어져 얼른... 부엌방으로 모셨다. '앙증맞은 바이올렛!' 2019년 11월 23일 평산. 요즘 산책을 할 때면 물 대신 팥배나무 열매를 3개씩 따먹는데,서리를 맞았는지 신맛보다 달콤함이 강해져서 갈증해소에 그만이다. 보약이라며 요만큼 따왔다. 늦게 주운 밤이라 마르긴 했어도 무지 달다. 삶아서 각자 까먹자 하면반응이 없어 강의를 들으며 다듬는다. 젊은이들이 들으면 좋을 강의, 고미숙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