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공원은 몇 번 왔지만 역은 처음인 듯싶다. 이곳에 한국체대가 있다니 금시초문이었네! 뒤쪽으로 잠실 L 타워가 보인다. 역에서 바로 성내천으로 이어졌다. 완연한 봄은 아니지만 물소리에 산수유가 노랗게 피어나며 무엇보다 햇빛 쬐러 나온 주민들이 많았다. 말끔한 이 길을 도란도란 앞으로나 향하다... 둘레길 표시는 까맣게 잊어버리고 계속 걸었지 뭔가! 당연히 천을 따라 움직이는 줄 알았으나 성내천이 끝나는 지점에 오고서야 다음에는 탄천으로 이어지겠지 했다가 물줄기가 보이지 않아 어디로 가야 하나 두리번거렸지만 길이 다섯 갈래는 되는 듯 복잡하였고 둘레길 표시가 없어 근처의 부동산에 들어가 여쭙고는 방향을 바로 잡을 수 있었다.^^ 성내천은 맛만 보고 이정표를 따라 나왔어야 하는데 날 좋지, 기분도 상쾌했..
3월이면 김장김치가 끝났으면 하는데... 배추는 몇 쪽 남았지만 총각무나 깍두기를 다 먹어서 제주산 무가 끝나기 전 깍두기를 담고 싶었다. 무 8개와 대파 한 단을 합해도 10000원이 되질 않아 배달은 시킬 수 없어 양손에 들고 왔다. 내 앞에 지팡이 들고 올라가시는 어른이 계셨는데 나 때문에 마음이 급해지실까 염려가 되며 한편으로는 천천히 계단을 오르심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었다 싶다. 무 썰면서 맛을 보니, 달콤하며 아삭한 식감에 물 많고 시원하였다. 김치 중에서 깍두기 담기가 제일 쉽다. 2시간이면 족히 일이 끝나니까 말이다. 마침 반찬 하려고 육수를 냈어서 양념이 수월했으며 작년 봄에 담근 새우젓이 숙성되었지만 믹서기에 갈기가 귀찮아 언제 날 잡아서 해야겠고, 요번에는 얼마 전에 담근 굴젓을 대신..
걷다가 물 한잔 마실 겸 안으로 들어갔다. 생태학습관은 저학년 아이들이 체험하는 곳으로 예약해야 한다니 밖으로나 한 바퀴 돌았다. 거창하고 멋있게 이름 지으려고 '생태경관보전지역'인가 했는데 생태계의 구조와 기능의 훼손을 방지하기 위하여 보호가 필요한 지역에 환경부장관이나 시. 도지사가 지정할 만큼 중요한 곳이었다. 버드나무로 양치질을? 내용이 따로 쓰여있질 않아 찾아봤더니... 버드나무 가지의 껍질을 벗기고 목질 부분을 잘근잘근 씹으면 칫솔모처럼 만들어진다나? 그럴듯했다...ㅎㅎ 칫솔이 없을 때는 이게 어디야! 햐~~~ 걸어 들어가며 쭉 뻗은 길에 참 기분이 좋았다. 산책하는 사람은 우리뿐이라 고즈넉하니 관찰데크가 넓게 조성되어 있었다. 원래 논농사를 짓던 이곳은 충적토(토양물질이 물에 의해 운반 및 ..
고덕역에서 출발하였다. 오래도록 서울에 살았어도 둘레길 돌면서 처음 가보는 동네가 많아 새로운 날들이다. 현 위치에서 오금 1교까지가 오늘의 목적지다. 134m의 일자산이 일(一) 자로 길게 뻗어 있는 코스로 겨울 동안 걸으며 느낀 점은 여름보다 낫다는 점! 명일근린공원을 찾아 걸어가다가 대형마트에서 트레킹 신발을 할인하고 있는 모습에 잠깐 구경하면서 사고 싶은 마음을 꾹 눌렀다. 이제 걷기 시작이라 들고 갈 일이 걱정이었고 신던 신발이 있어 결국 구경만 하고 돌아섰는데 이런 기회를 다시 만나기는 어렵다는 생각에 아까웠다...ㅎㅎ 일자산은 말 그대로 길었다. 중간에 상가가 나오며 다시 산길로 이어지던데 흙길이고 능선을 따라 걸으니 어렵지 않았다. 이곳 의자에 앉아 달달한 간식에 홍차를 마셨다. 겨울철은 ..
부엌을 정리하다 식빵믹스가 나와서 마음 변하기 전에 식빵을 만들어보자 했다. 20년 전에 산 제빵기가 멀쩡하였고, 요즘 빵값도 비싸질 않나! 그냥 밋밋한 식빵보다는 무엇이 씹히는 게 좋아 일단 귀리로 오트밀을 어떻게 만드는지 찾아보았다. 하지만 오트밀은 기계로 눌러 납작하며 부드럽던데 그대로 식빵에 넣으면 호밀빵처럼 질감이 날까? 갸우뚱하다 시험 삼아 귀리를 씻어... 무작정 볶아봤더니 세상에나~~~ ㅎㅎ 두 배 정도 커지며 뻥튀기가 되는 게 아닌가? 순간 깜짝 놀라기도 하고 마구마구 신기하였다. 어쩌다 저지른 일이 신통하기도 하지, 퀴리부인이 달리 노벨상을 탔을까, 이리저리 해보다 우연히 발견하여 탔다는데 말이야! 처음에 만든 식빵은 귀리만 넣었고, 두 번째는 더 맛있어지라고 볶은 귀리와 땅콩을 넣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