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 아무것도 하시지 말고 계세요!" "저희가 가서 할게요." "갈비탕 끓이고 있어." 식구들 온다고 갈비탕 끓이실까 봐 아침 7시가 막 지난 이른 시간에 전화드렸는데 벌써 시작하셨다니 어쩌나! 동생이 고깃국보다 된장찌개를 해 먹자고 재료를 모두 가져오기로 했는데? 아버지께서 끓이신 갈비탕보다 된장찌개가 좋겠다고 미리 이야기를 건넨 동생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쩌니, 벌써 갈비탕 끓이고 계신단다." "아~~ 갈비탕 먹기 싫은데, 맛있다고 하지 말아야 해!" "맛있다니까 자꾸만 끓이시잖아!" 싫어하는 표정이 역력해서... "갈비탕을 손수 끓여주시는 아버지가 어디 있어?" "와서 맛있게 먹어주는 것도 효도지!" "된장찌개는 내내 집에서 끓여 먹으면 될 테고... " 그리고는 전화를 끊었는데 점심을 먹어..
입맛이 떨어지는데 부모님은 어떠실까 예고도 없이 친정으로 향했다.주부가 반찬을 만들어도 그럴 상황에 아버지께서 살림을 하시니 더욱 걱정이 되고 그랬다.도착 30분을 남겨놓고 혹시나 전화를 드렸더니 웬일이냐며...너무 더워서 오면 너도 힘들고 두 분도 힘들어지니 절대 오지 말라고 하신다. "네, 알겠습니다!" 가는 줄 아시면 붕붕카 태우러 오신다 하실 것이라 일단 대답을 그리하였다.배낭을 메고 시장바구니에 한 손으로는 양산을 쓰고 버스 정류장에서 언덕을 올라갔다.아스팔트 길이 화끈거렸지만 바람이 불어 그나마 좋았다. "계세요?" 무슨 장사가 온 것처럼 흉내를 냈으나 귀 밝은 엄마가 먼저 큰딸이 왔나 보라는 소리가 들렸다.집에서 출발하려다 전화를 한 것으로 아셔서 안 올 줄 아셨는데 국수를 드시다 깜짝 ..
너무나 추운 아버지의 젊은 날이셨다. 지금 계시는 일터는 강화도와 맞닿은 곳이지만... 이곳 또한 차가운 임진강과 서해바닷바람이 불어와 서울보다 봄이 한달 정도 늦는 곳으로..... 아버지의 겨울은 늘 추우셨기에 일부러 사진을 봄날로 택해보았다. 날마다 따뜻하게 지내셨으면 ~~ 하는 뜻이기도 하다. (손수 가꾸신 꽃밭) 情이 많으신 아버지! 충청남도 금강줄기가 내려오는 하천 곁에 아버지 일터가 있었다. 해발고도가 높아 겨울이면 찬바람이 씽씽 부는 그곳은, 더군다나 한쪽만 막히고 삼면이 트여져있어 찬바람을 고스란히 맞으며 옹색하기 그지없는 곳이었다. 지금이라면 흔한 비닐이라도 치셨을 것인데...... 일의 특성상 그러시기도 하셨겠지만 한 푼이라도 아끼시려는 모습이셨을 게다. 초가을에 접어들게 되면 동상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