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던 사업을 접게 되자 전공은 아니었지만 그림을배우기 시작한 그녀였다. 이따금 손수 그린 그림이어떠냐고 물어보면 그림에 대해 잘 몰라도신선하니 부럽기도 하고 아름다웠다. 학문에서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것이 예술이며그중에서도 그림이라는 어떤 학자의 이야기에그럴 거라며 선뜻 수긍되진 않았지만 그림 그리는일이 쉽지 않다는 것은 알겠는데... '그림 한 점 가졌으면......'이런 말 하기 사실 참 조심스럽고 어렵다. '그림 하나 드리고 싶어요.'이런 말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지난주에 두 개의 작품을 가져와 고르라고 하여이 작품을 덥석 골랐다. 어디에다 걸진 결정했어도못질이 서툴러 아직 벽에 걸진 않았는데 보면 볼수록 도자기 꽃병의 다부진 쨍함이 산뜻하고,꽃들의 넉넉한 웃음에 분위기 환해서 좋았다..

거북이가 3일 동안 밥을 먹지 않으니, 무슨 일인가 식구들 4명이서 출동했다 합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손녀, 손자! "몇 군데 연락을 해봤는데 거북이는 치료하지 않는다 해서 애 먹었습니다." "아, 그래요? 어디 봅시다!" 거북이의 표정을 보니 심사(心思)가 괴로운 듯 까칠한 얼굴로 귀찮다며 뚱~~~ 밥을 먹지 않으니까 입 쪽이나 목 부분을 살펴보고 그다음은 소화기관이 딱딱한 껍질로 쌓여있어 볼 곳 없으니 냉큼 항문으로 향했다는데, 부드럽고 탄력성이 있어야 할 그곳에 어라? 역시 딱딱한 무엇이 자리 잡고 있더랍니다. "돌입니다." "돌이요? 어디 어디......" 식구들이 놀라 한 번씩 들여다보며 역시 의사는 다르다고들... ㅎㅎ "몸에 칼슘성분이 많아 돌이 생겨서 장으로 밀려 내려오다 항문에서 걸렸..

동문회에서 만나기로 했다. 올해가 가기 전 셋이서 모이게 되어 동문회야 뒷전이었고 얼굴 볼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약속 정할 때만 해도 긴 시간이 남은 것 같았으나 금세 그날이 돌아왔다. 전체가 모이는 시간은 6시 30분이지만 여성동문들은 5시에 만나 브로치를 만든다고 했다. 이왕 가는 거 참가해보기로 하고 장소에 도착했더니 바늘과 실, 조그만 원석들과 가죽 조각, 헝겊, 구슬 그리고 옷에 달 때 필요한 옷핀이 들어있는 비닐봉지를 건네주며 만들어보란다.^^ 대충이라도 올려놓고 구상할 수가 없었다. 바느질을 해야 하니 구슬이 생각했던 모양대로 가만있을 리 없어서 그냥 꿰매며 모양을 만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작은 구슬까지 구멍이 나있어 신기하였다. 가죽을 꿰매다 바늘이 부러져 다시 건네받고 친구들이 모이니 ..

"무슨 꽃이에요?" "능소화입니다." 임금에게 하룻밤 승은을 입은 여인이 담장 너머로 언제 다시 임금이 오실지 기다리는 꽃이라나요? 늙고 냄새나며 사랑하지도 않는 임금을 왜 기다리는지 모르겠어요. 오면 오는 것이고 아니 오시면 말면 되는 거지요.^^ 이제 개인 처소가 생겼겠다, 몸종도 있고 어느 정도 지휘가 주워졌으니 기존과는 달리 능소화의 조용한 듯 알찬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까막눈일 경우 글을 배우려 하겠어요. 당시에는 제약이 있을 수 있지만 배운다는데 미움받진 않을 것입니다. 글씨를 배우고 책을 대할 때의 기쁨이 벌써부터 느껴집니다. 여름에는 모시에다 간단한 수를 놓아 방문에 시원하게 치고 마루에도 하나 장만하겠어요. 윗사람에게 선물이라도 주고 싶은 마음이지만 다 질투로 연결되며 말들이 많으니 주..

그날은 6월이었지.장미가 몽글몽글 피어나던...난, 마음이 설레었어.교생실습이 있었거든.자주 입지도 않았던 치마를 입고서아침 일찍 출근하는 일이 몹시 생소했던 어느 날이야.난, 그 날 까망 땡땡이 무늬의 치마와 하얀 블라우스를 입고 갔었다? 별로 인기는 없었던 것 같아. 마포에 있던 중학교였는데?아침자습을 너무 억지로 시키시는 것 같아서 자율적으로 공부하도록 했으면 하다결국은 기말고사 반 평균만 흐려놨지 뭐야?모든 것을 성적으로 평가하니 의욕에 찼다가 스스로 자질이 없다고 느끼기도 했어.정말, 자만심은 금물이지!어느 곳에서나... 그렇게 힘이 없던 내가 퇴근 시간이 되어 여러 동료들과 학교 대문을 나오니,지금의 남편이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어.손에는 우산을 하나 들고서... 그가.....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