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회에서 만나기로 했다. 올해가 가기 전 셋이서 모이게 되어 동문회야 뒷전이었고 얼굴 볼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약속 정할 때만 해도 긴 시간이 남은 것 같았으나 금세 그날이 돌아왔다. 전체가 모이는 시간은 6시 30분이지만 여성동문들은 5시에 만나 브로치를 만든다고 했다. 이왕 가는 거 참가해보기로 하고 장소에 도착했더니 바늘과 실, 조그만 원석들과 가죽 조각, 헝겊, 구슬 그리고 옷에 달 때 필요한 옷핀이 들어있는 비닐봉지를 건네주며 만들어보란다.^^ 대충이라도 올려놓고 구상할 수가 없었다. 바느질을 해야 하니 구슬이 생각했던 모양대로 가만있을 리 없어서 그냥 꿰매며 모양을 만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작은 구슬까지 구멍이 나있어 신기하였다. 가죽을 꿰매다 바늘이 부러져 다시 건네받고 친구들이 모이니 ..
"바느질을 하고 있는데 전화가 왔어! 잠시 뒤돌아서 받았는데 돌아서니 바늘이 보이지 않는 거야. 실이 달려있었고 옆에 고양이가 있었거든, 아무래도 먹은 것 같아!" 병원에 가야 할지 물어봐 달라며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어젯밤에 일어난 일인데 아침에 응가를 봐도 나오지 않았다며... 걱정이 가득해서 그런지 목소리에 힘이 없었다. "세상에, 바늘을 먹다니....." "아침은 먹었고?" "응..." 뾰족한 바늘을 먹었는데 아침을 먹다니 일단 놀라웠다. 뱃속에서 꾹꾹 찌르지 않을까, 괴로울 텐데... 고양이가 참 느긋한 것인지, 감각이 둔한 것인지... 바늘은 보기만 해도 먹기가 질리지 않겠나! 낭군에게 전화를 해보니,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를 꼭 찍어봐야 한단다. 저절로 나올 수도 있지만 드문 일이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