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때가 되면 밥 주우러 가고 싶다. 거리가 있어도 친구 얼굴도 볼 겸 밤 줍는 재미와 수확이 뿌듯해서 자꾸 어른거린다. '가고 싶으면 가야지!' 동쪽에서 남서쪽으로 간 것뿐인데 거리가 만만치 않았다. (길 찾기를 해보니 2시간 29분으로 나오는데 왜 그리 오래 걸렸을까?) 별 차이가 없을 것이라 여겼지만 오후 1시가 넘어 도착하여 점심을 먹고 2시쯤 시작했을 것이다. 평소에 안 쓰던 근육을 쓰게 되어... 밤 줍고 온 다음날은 온몸이 찌뿌둥하기도 한다. 그러니 대비하는 차원에서 6시 15분에 일어나 스트레칭 좀 하고 아침 챙겨서 먹은 후 시간이 남아 청소도 하고 커피 한잔하고서 여유롭게 집을 나섰는데 서울에서 전주 가는 시간만큼 걸렸다. '기분이 갈아앉았으나 왔으니 밤은 주워가야지!' 밤골에서 움직인 ..
7시 30분쯤 일어나 아침을 먹고 (쑥 질감이 느껴지는 떡이 무척 맛있었다.) 국화 전시회를 갈까 뒷산에 올라 밤을 주울까 하다 손맛을 느껴보자 밤을 줍기로 하여 햇볕 따스한 낮은 산을 올랐다. 수확철이 늦어 사람들 손길이 다 지나간 다음이었지만 밤송이를 까서 수확하는 것이 아니라 밤이 굴러서 풀밭에 누워있는 것들을 줍는 게 실했다. 풀숲을 헤치거나 밤송이가 뭉쳐있는 곳을 들추면 썩고 벌레 먹은 것도 있으나 건강한 밤들이 똬리를 튼 것처럼 숨어 반짝이니 반가웠다. 그리 숨었다 발견되어 서울까지 올 줄 어찌 알았을까! 그곳에 뿌리를 내리고 싶었는데 나만 반가웠나. 두 시간 가까이 수확하는 기쁨에 정신없이... 흙이 묻은 것을 그대로 넣기도 했다. 오후에도 주웠으면 많이 했겠지만... 2시에 5일장이 열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