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이맘때가 되면 밥 주우러 가고 싶다.
거리가 있어도 친구 얼굴도 볼 겸 밤 줍는 재미와
수확이 뿌듯해서 자꾸 어른거린다.
'가고 싶으면 가야지!'
동쪽에서 남서쪽으로 간 것뿐인데 거리가
만만치 않았다. (길 찾기를 해보니 2시간
29분으로 나오는데 왜 그리 오래 걸렸을까?)
별 차이가 없을 것이라 여겼지만 오후 1시가 넘어
도착하여 점심을 먹고 2시쯤 시작했을 것이다.
평소에 안 쓰던 근육을 쓰게 되어...
밤 줍고 온 다음날은 온몸이 찌뿌둥하기도 한다.
그러니 대비하는 차원에서 6시 15분에 일어나
스트레칭 좀 하고 아침 챙겨서 먹은 후 시간이 남아
청소도 하고 커피 한잔하고서 여유롭게 집을
나섰는데 서울에서 전주 가는 시간만큼 걸렸다.
'기분이 갈아앉았으나 왔으니 밤은 주워가야지!'
밤골에서 움직인 거리는 200m밖에 되지 않는다.
평지에 떨어진 밤송이는 사람들이 주워갔으나
위 밤나무 비탈진 주변에서 1시간은 주웠을 것이다.
송이송이가 잘도 보였다.^^
모기가 있어 점퍼를 입고 작업했더니
두 번쯤 송골송골 쏟았지만 목에 손수건이 걸려있어도
장갑이 두 겹이라 땀 닦기가 쉽지 않았다.
밤송이를 좇으며 부지런히 움직이다...
2시간이 못 되어 밤 줍기는 끝났다. 집에 돌아오는
시간도 있고 병날까 쉬는 시간을 가져야 했다.
그제야 반쯤 벌어진 밤송이들 올려다보고
허리를 펴며 물을 마셨다.^^
밤은 참 실하며 품질이 우수하였다.
자잘한 것은 시시해 줍지도 않았으니 말이다.
옆집에서 재활용하려고 내놓은 쌀 포대를
슬쩍해서 가져갔는데 아주 잘 써먹었다.
'갈 길이 머니 어서 떠나야지!'
돌아올 때도 시간이 꽤 걸려 우리 집에
내려주고 집으로 돌아선 친구라 미안하였다.
그동안 경험으로 보면 고속버스가 빨라 되도록이면
버스를 이용하자며 밤을 그대로 두고 씻고 싶었지만
몇 차례 헹구어 소쿠리에 건졌다.
개운개운!^^
아침에 일어났더니 벌레가 들어 있는
밤에서는 흔적이 있어 집안 일을 한 후 거시기가
보이거나 구멍이 있으면 더 갉아먹기 전에 넓게 오려서
먼저 먹으려고 따로 모았다. 이런 작업은 새롭게
생각한 요령으로 무엇이 나올까 긴장하지
않아도 되어 만족스러웠다.^^
아름답고 흐뭇한 모습을
며칠 동안 마루에 두고 두고 봐도 될 것을...
김치냉장고를 여차여차 어렵게 비워서 채워 넣었다.
나누기도 하며 겨울 지나는 동안 베짱이처럼
야금야금 맛나게 먹어야겠다.^^
2022년 9월 30일 평산.
'일상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배추 기다리다 열무김치 (9) | 2022.10.07 |
---|---|
동물병원(방광결석 이야기) (10) | 2022.10.03 |
은행 첫수확 (12) | 2022.09.22 |
미용비누 만들기 체험 (12) | 2022.09.09 |
아보카도가 쑥쑥! (9) | 2022.08.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