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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말에 '명필이 붓을 가리랴!'는 이야기가 있다.
이름하여 능서불택필(能書不擇筆)이다.
실력이 있다면 붓이 어떤 상황이든
쓰고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말일 것이다.
얼마 전까지도 이 말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글씨를 잘 쓰지 못하니 그런 가 붓을 탓할 줄도 몰랐다.
허나 지금은 아니다.
역시나 붓이 좋으면 잘 나갔기 때문이다...ㅎㅎ
난초를 그릴 때도 새로운 붓을 쓰니 달랐다.
그럼, 내가 이상한 건가?
그래서 찾아보았더니 백과사전에 이렇게 쓰여 있었다.
「글씨를 잘 쓰는 사람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고 하지만,
이는 낭설이다. 예로부터 지금까지 오직 솔경(구양순)만
붓을 가리지 않았다.(能書不擇筆, 此浪語也, 古來唯稱率更不擇筆.)」
(명(明) 왕긍당(王肯堂) 《울강재필진(鬱岡齋筆塵)》)
그래서 기운이 더 났다...ㅎㅎ...
'내가 이상한 것은 아니구나!'
덧붙어서 능서불택필(能書不擇筆) 이란?
어느 붓이든 가리지 않고 글씨를 썼다는 말이 아니라...
어떤 붓으로 쓰더라도 자기가 마음먹은 대로 쓸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다는 말이라 하였다.
새 붓으로 蘭 한번 쳤다....^^*
2015년 12월 19일 평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