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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혜화문을 지나자 식당에 가지 않고

점심을 먹으려면 어디가 좋을까 생각하다가

 '옛 서울시장 공관'을 찾아가게 되었다.

종로구에 위치해 골목이 복잡하게 보일 수 있으나 

계단을 올라서면 거침없는 주택이 나타난다.

 

 

 

 집 정면의 모습으로 오른쪽 끝을 보면 알 수 있듯

서울성곽이 한쪽 면의 담장으로 이루어져

보는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하는 집이다.

 

 1940년 일본인에 의해 지어진 목조주택으로 

서울성곽을 유네스코 유산에 등재하자는 목적 아래

이 집을 헐고 온전한 담을 이루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어

공관은 가회동(?)으로 이사 가고 지금은

'한양도성 전시 안내센터'로 바뀌었으며

왼쪽으로는 카페가 있었다.

 

 

 

 카페 쪽에서 본 옛 서울시장 공관의 모습이다.

당시에 헐지 말자는 의견이 많았다 하며 

마침 옆집이 이사를 가 서울시에서 사들였는지

넓게 터 닦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파란 선상에 혜화문이 있으며  그 뒤쪽으로 

 '한양도성 혜화동 전시 안내센터'가 보인다.

 

 

 

 성벽 앞에 평상 마루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성곽을 걷다 보니 앉을 곳이 없었어요.

 야외라 점심을 간단하게 먹고 가도 될까요?"

평소에는 코로나에 어렵지만 기온이 낮아 그런지

오늘따라 사람이 없다며 허락받았다.

 

 이런 멋진 곳에서 밥을 먹게 되다니...ㅎㅎ

따스한 햇살과 바람이 없어 느긋하게 1시간 정도 앉아 

쌀국수에 끓는 물 붓고 김치 한 줌에 도란도란!

후식으로는 달콤한 빵과 사과 반쪽씩...

 

 

 

 먹고는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공관 시절에  1층은 손님 접견실이었고

2층이 살림집이었다는데 오전에 성곽 박물관을

다녀와서 1층에 몇 가지 전시물이 있었으나 

눈으로나 훑고 2층으로 올라왔다.

햐~~~ 좋구나!

 

 

 

 책을 읽고 쉴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었다.

한지로 창문을 발라 부드러움과 평화로움,

밝은 햇살에 사방이 트인 살아보고 싶은 집이었다.

 

 

 

 나무 천장이 높고 멋스러웠던 시장공관은

동네 반상회를 여는 곳이기도 했고

국내외의 손님이 초대되는 행사장으로 쓰였으며

새해 떡국을 나누는 장소이기도 했단다.

 

 

 

 1981~ 2013년까지 13명의 서울시장이

거주하여 그들이 남긴 물품이 놓여있기도 했다.

 

 

 

 옛 공관을 나와서는 대학로를 지나 종로 5가까지 

걸으며 중간에 이승만의 이화장에 들렀으나 

내부 공사 중이라 닫혀 있어 섭섭하기도 했다.

 

 천천히 4시간 정도 걸렸는데 점심으로

한 시간쯤 놀았으니 3시간 동안 걸은 셈이다.

처음 이 길을 걸었다는 친구는...

 

'누군가를 위로해 주고 싶은 친구가 그 친구를

위해 맘껏 준비한 하루를 느낄 수 있었다.'라며 

근사한 茶 선물을 보냈지 뭔가!

그깟 물 붓는 쌀국수 먹이고 나도 오랜만에

만나서 반가웠으니 피장파장이지 말이야!

분명, 반칙이었다.^^

 

 

 

 

  2022년  2월  22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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