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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 지나 사람들이 얼마나 오겠냐며
예약 없이 수목원에 갔다. 하루 5000명을
입장시키는데 주차장이 텅텅 비어서...
걱정 없이 들어갈 수 있었다.
오늘은 지도에서 왼쪽을 돌아볼 것이다.^^
널찍한 중앙도로에서 숲속카페라 쓰인
방향으로 들어갔다. 전나무 숲길로 향하는 것이다.
기온이 여러 날 낮아 내린 눈이 있어 좋았다.
집에 있으면 코로나에 안전할 수 있겠지만
답답하니 따끈한 차 끓여서 운동과 맑은 공기에
숲속 누비는 것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숲을 더 가까이서 보고 듣고 어떻게 변하는지
지켜볼 수 있는 '숲 생태관찰로'로 접어들었다.
작년 초여름에 다래덩굴을 봤던 곳이다.
태풍에 쓰러진 나무뿌리가 보인다.
태풍이나 강풍에 의해 뿌리가 뽑히거나 수간이
파괴된 나무를 풍도목(風倒木)이라 한다나?
이런 좁다란 숲길로 20분쯤 걸었을 것이다.
한산하니 친구들끼리 참 좋았다.^^
침엽수림은 푸르러 힘이 나고...
호수(육림호)가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는데
얼어서 쌓인 눈이 그대로 평원이 되어있었다.
아침에 영하 11도여서 다소 쌀쌀했으나
옆광이라 풍경이 까맣게 나왔지 햇살 좋은 곳에서
명절 부침개과 대추茶 한 잔씩 했다.^^
그리고 호수를 한 바퀴 돌았다.
미끄럽지 않았고 상큼한 바람에
명절의 기름때를 훌러덩 벗겼다.
4시간여 전 부침과 청소가 있었던 것이다.^^
호수 건너편에는 전나무가 시작됨을
알려주 듯 늠름한 기운이 주위를 맴돌고,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호수는
꼼짝 못 하는 물풀들이 얼싸안고 있었다.
물이 출렁일 때보다 작아 보이는 호수였다.
황금전나무(?)를 몇 그루 지나자...
수령이 100년쯤 되는 전나무 숲길을 걸었다.
오대산 월정사에서 받은 종자를 증식하여 심었단다.
200m 이어지니 근사하다.
큰 나무 앞에는 한창 재롱 중인 작은 나무들이
작년보다 많이 자랐음을 뽐내고 있었다.
조금 더 시간이 가면 팔다리를 자유롭게
펼치기 위해 거리두기가 있어야 할 것이다.
부부나 친구의 우정도 마찬가지일 것이고... ^^
전나무가 압도적이어서 밑에는 아무것도
없을 것 같지만 키 작은 나무들이 빽빽하게
한 줌 햇살을 머금고 봄을 기다리고 있었다.
숲을 커다랗게 돌아 내려가려 했지만...
눈이 와서 위험할까 언덕은 막혀 되돌아 나왔다.
식물에 관한 동아리인가 한 무리의 사람들이
연신 나무에 관한 이야기를 하며 지나갔다.
아름다운 중년들이었다.^^
다시 생태숲길로 들어서서...
독일가문비나무를 만났다. 몇 번 갔어도
숲이 넓어 못 보던 풍경들이 나타난다.
지도를 보니 도시락 길이 있었고...
그곳은 바로 이곳 약용식물군 근처였으나
햇살이 좋아 이곳에 자리 잡고 점심을 먹었다.
뜨거운 물을 담아 가 컵라면에 물 붓고
김밥 두 줄에 나머지 물로는 둥굴레차를 만들며
칼집 넣어 담아온 한라봉과 천천히 먹었는데
근처 식당에서 맛봤던 생선구이나
떡갈비 정식보다 훌륭했었다.
13000보를 넘게 걸었을 것이다.
며칠 지나니 뒷산이나 눈길을 걸었다고
얼굴이 좀 타서 거울 마주하며 웃었다.
훈장이라 생각한다.^^
2022년 2월 6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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