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문회에서 만나기로 했다. 올해가 가기 전 셋이서 모이게 되어 동문회야 뒷전이었고 얼굴 볼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약속 정할 때만 해도 긴 시간이 남은 것 같았으나 금세 그날이 돌아왔다. 전체가 모이는 시간은 6시 30분이지만 여성동문들은 5시에 만나 브로치를 만든다고 했다. 이왕 가는 거 참가해보기로 하고 장소에 도착했더니 바늘과 실, 조그만 원석들과 가죽 조각, 헝겊, 구슬 그리고 옷에 달 때 필요한 옷핀이 들어있는 비닐봉지를 건네주며 만들어보란다.^^ 대충이라도 올려놓고 구상할 수가 없었다. 바느질을 해야 하니 구슬이 생각했던 모양대로 가만있을 리 없어서 그냥 꿰매며 모양을 만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작은 구슬까지 구멍이 나있어 신기하였다. 가죽을 꿰매다 바늘이 부러져 다시 건네받고 친구들이 모이니 ..
버스를 타고 이동하며 밖을 보니 안개가 움직이며 신비스러웠다. 한 시간여 달려 걷기 시작 지점에 내려놓을 것이라 잠을 자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어제 다리가 불편했던 것에 비하면 피곤하지 않았다. 평소에 걷기 한 것이 금방 회복력을 줬다고 생각한다. 꾸준한 움직임이 중요하다는 뜻이리라! 걷기 마지막 날인 오늘은 초등학교에서 출발했던 만큼 마을과 가까워져서 山이 아닌 낮은 언덕을 오르고 공동묘지를 지나고 소풍나온 것 같았다. 이름하여 강릉바위길 중 '신사임당길' 이었는데 16.4km에 6시간쯤 걸린다 나오나... 우리 일행은 경포호에 인접한 강문해변에서 마치게 되어 20km를 걸을 예정이다. 죽헌저수지로 태풍이 바닥을 헤집어놓아 흙탕물이 되었단다. 걸어서 한양에 오던 시절에는 강릉에서 모두 이 저수지를 지났다..
두 번째 체험은 대나무 활 만들기였다. 竹洞里라 대나무가 많다더니 정말 많은가보다...ㅎㅎ 이런 체험들에 아이들이나 하는 것을 ~~ 하고 시간이나 흘려보내면 재미없을 테지만, 주어진 시간이니 이왕 즐겨보자~~ 하면 역시나 신이 나고 행운(幸運)이 따르기도 한다 전통이 깃들어 있는 활 만들기여서 개인적으로 기뻤다. 시작하기 전에 슬쩍 대나무를 만졌는데 너무나 딱딱해서 휘어질 생각도 하지 않아 막막해졌다. '과연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인가!' 모름지기 나무를 가를 때부터 체험해봐야 하지만 구멍도 미리 세 개나 뚫어져 있었고... 화살도 매끈하게 다듬어있어서 모가 난 곳만 몇 번 사포로 문질러주었다. 이제 활줄의 끝을 매듭지어 대나무 양쪽 끝 구멍으로 실을 뺀 다음 팽팽하게 걸어야 하는데 힘과 요령이 필요했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