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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스를 타고 이동하며 밖을 보니 안개가 움직이며 신비스러웠다.

한 시간여 달려 걷기 시작 지점에 내려놓을 것이라 잠을 자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어제 다리가 불편했던 것에 비하면 피곤하지 않았다.

 

 

 

 

 평소에 걷기 한 것이 금방 회복력을 줬다고 생각한다.

꾸준한 움직임이 중요하다는 뜻이리라!

 

 

 

 

 걷기 마지막 날인 오늘은 초등학교에서 출발했던 만큼 마을과 가까워져서 山이 아닌

낮은 언덕을 오르고 공동묘지를 지나고 소풍나온 것 같았다.

 

 

 

 이름하여 강릉바위길 중 '신사임당길' 이었는데 16.4km에 6시간쯤 걸린다 나오나...

우리 일행은 경포호에 인접한 강문해변에서 마치게 되어 20km를 걸을 예정이다.

 

 

 

 

 

 죽헌저수지로 태풍이 바닥을 헤집어놓아 흙탕물이 되었단다.

걸어서 한양에 오던 시절에는 강릉에서 모두 이 저수지를 지났다는데, 나도 그 발자욱 따라

반대로 대관령에서 내려왔으니 그 시절 그분들 발자국과 몇 개는 겹치지 않았을까!

이름을 남긴 위인들과 동행하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다.

 

 

 

 

 옥수수가 메말라 수확하지 않은 모습을 대했는데...

버스 타고 지나다보면 고랭지 배추밭은 이미 수확한 모습이라 배추값이 비싼 이유가 왜일까?

그 많은 배추를 김장철이 올 때까지 저장하는 것인가,

이삭만 주워도 김장하겠어서 보기에 아까웠다.

 

 

 

 

 밤에 드라이브를 즐긴다는 저수지 옆길에서 가다 말고 노래에 춤 한 바탕 추웠다...ㅎㅎ

연세 있으신 분들이 푸짐하게 말씀 던지시고 마당을 만들어놓으니 젊은이들이 이어받고

잠시 쉬는 시간에 이름을 밝히지 않고 많은 이들에게 선물로 주신 사과를 보양식처럼 먹었다.

 

 

 

 

 마을길은 포장도로라 지루해지기 쉬워 앞에서 걸었는데 대장님의 이야기가 솔솔 들어왔다.

 '강릉 바우길'에서 매주 토요일마다 걸을 예정인 지역을 미리 올려놓으니 언제든지 오라는 말씀으로

비용은 무료라 하셨다. 올림픽 아리바우길과 강릉 바우길, 해파랑길이 겹치기도 하는 곳이라

길이 여러 갈래 있어서 바닷가나 마을길은 몰라도 산길은 함께 하면 좋을 것이다.

 

 

 

 

 죽서교를 지나며 세찬 물살에 넘어진 수초들이 벼이삭을 말리고 있는 것 같았다.

하류로 갈수록 비가 많이 왔음이 느껴졌다. 봄까지 누워있어도 될 테지만 미리 늙어 안타까웠다.

 

 

 

 

  한옥마을에 도착하여 점심으로 비빔밥을 받고 호젓한 亭子로 가서 연극하며 먹었다.

 "이보게, 신발도 벗고 자유스럽게 먹어보세나!"

 "그러세, 한적하니 정자 앞 연못도 있고 좋구먼...ㅎㅎ..."

 

 

 

 

 오죽헌이 얼마 만인가!

짧게나마 이런 시간이 주워져 소중하였다.

맨 오른쪽 몽룡실(夢龍室)에서 율곡이 태어났단다.

 

 

 

 

 

 다시 온 지 30년은 된 것 같은데 뒤뜰의 오죽(烏竹)은 여전히 푸르고...

 

 

 

 

 사랑채와 안채가 정갈했으며...

 

 

 

 

 율곡 선생의 유품인 벼루와 격몽요결이 있다는 어제각(御製閣)에 관심 있었으나

벼루가 내 것보다 조그마해서 의외였으며 대신 고전무용을 추는 듯한 뒤꼍 소나무가 일품이었다.

 

 

 

 

 생가인 이런 공간을 예전 그대로 두지 않고 하나같이 성역화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소박한 그대로의 모습이 얼마나 좋은가!

들어갈 때는 모르겠더니 가을이 바로 앞에 있었다.

 

 

 

 

 오죽헌을 나오자 들판이 얼마나 넓은지 메타세쿼이아 길을 지나고...

 

 

 

 

 배다리 쉼터라 하여 예전에는 경포호가 넓어 배를 이용했던 곳이라는데

태풍에 물이 다리 위로 넘쳐 주위가 어수선했지만 색다른 풍경이었다.

 

 

 

 

 

  여름이면 땀 흘리며 걸었을 이 길이 산들바람에 쾌적하였다.

 

 

 

 

걸어도 걸어도 멋진 산책길이 나와서 이곳이 어디였던가 지도를 확대해보았다.

 

 

 

 그러니까 오죽헌을 지나 경포생태저류지와...

 

 

 

 

 이어서 가시연습지를 지나고...

(경포 가시연습지의 가시연은 2010년 복원작업 중 땅속에 휴면상태로 있던

가시연의 종자가 생육조건이 조성되면서 반세기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한다.)

 

 

 

 

 다리를 건너 허난설헌 생가로 갔었구나!

영동지방인 강릉은 겨울에는 비교적 온화하고 산책길이 많은데다 바다가 가깝고

한적한 도시여서 새삼스럽게 마음에 들었다. 이곳에도 멋진 소나무가?

 

 

 

 

 다리를 건너며 바라본 경포천인데...이때만 해도 앞으로 걷기가 바빠

오른쪽 넓은 지역이 모조리 소나무 숲인 것을 몰랐다.

가는 길이 다 좋았으니 다음에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숲 속에 허난설헌 생가(?)가 있는 줄도 모르고 들어섰다가 소나무숲이 장관이라

잠깐잠깐 지나서 아쉬웠지만 이렇게 길을 안내해주는 것만도 어디던가!

처음으로 이 동네에 와봤으니 말이다.

 

 

 

 

 숲 뒤쪽으로 대문이 보이고 화려하지 않으면서 귀품이 있는 집이었는데,

허난설헌이 태어난 집터라 전해지지만 자세한 것은 모른다 해서 실망감이 있었다.

1912년에 가옥을 늘리고 고치며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하며 부근에서 산 것은 확실하였다.

 

 

 이왕 왔으니 앞에 보이는 사랑채와 담 너머로 보이는 안채를 둘러보았고...

주위가 공원화 되어 정원이 넓었는데 마침 찻집이 있어 짧은 시간이지만 들어갔었다.

도로가 보이면 항상 응급차가 따라왔는데 간호사로 합류한 분이 이끌었다.

 

 

 드디어 말로만 듣던 경포호가 옆에서 출렁거려 반가웠다.

지도에서 보면 알 수 있듯 경포호 옆에 흐르는 경포천 하구 일대에

모래가 쌓이고 쌓여 바다와 분리되면서 형성된 호수였다.

하얀 건물은 동계올림픽 때 북한대표단의 공식숙소인 경포 스카이베이다.

 

 

 

 

  와~~~

바다다! 드디어 도착했구나!

 

 

 서로 힘차게 하이파이브를 하며 축하해주었다...ㅎㅎ

오랜만에 본 바다이고 발에 열이 나 여기까지 왔는데 들어가지 않을 수가 없어서,

신발을 벗고 천천히 해변을 걸어 저~~~ 앞 등대까지 다녀왔다.

오늘 걸은 거리는 19.8km로 3만 3000보가 넘었단다.

 

 

 

 

 마지막 날이라 반찬이 더욱 풍성해진 저녁을 먹으며 축제가 이어지고...

손 잡고 돌며 한 사람 한 사람과 인사와 포옹 악수를 나눴다.

그리고 완주메달을 목에 걸었다.

 

 

     

 

 

 요번 걷기축제의 총 131.7km 중 3코스에 선정된 70명이

대관령에서 이어받아 약 55km를 3일에 걸은 것이다.

학교 나닐 때 국토순례는 도착해서 텐트 치고 쌀을 무겁게 짊어지고 다니며

밥해 먹고 치우고 일이 많았는데 세수만 하면 모든 게 해결되어서 호강하며

강원도의 속살을 조금 들여다본 셈이다.

며칠 걸었다고 뱃살이 얇아졌는데 행사에 참여할 수 있어 기뻤다.

친절하게 대해주신 행사진행 분들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2019년  10월  21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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