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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째 체험은 대나무 활 만들기였다.

竹洞里라 대나무가 많다더니 정말 많은가보다...ㅎㅎ

이런 체험들에 아이들이나 하는 것을 ~~ 하고 시간이나

흘려보내면 재미없을 테지만, 주어진 시간이니

이왕 즐겨보자~~ 하면 역시나 신이 나고 행운(幸運)이 따르기도 한다

전통이 깃들어 있는 활 만들기여서 개인적으로 기뻤다.

 

 

 시작하기 전에 슬쩍 대나무를 만졌는데 너무나 딱딱해서

휘어질 생각도 하지 않아 막막해졌다.

 '과연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인가!'

모름지기 나무를 가를 때부터 체험해봐야 하지만

구멍도 미리 세 개나 뚫어져 있었고...

 

 

 화살도 매끈하게 다듬어있어서 모가 난 곳만

몇 번 사포로 문질러주었다. 이제 활줄의 끝을 매듭지어

대나무 양쪽 끝 구멍으로 실을 뺀 다음 팽팽하게

걸어야 하는데 힘과 요령이 필요했던 부분으로,

다리에 대나무를 고정시키고 구부려가며 가느다란

실을 양쪽에 걸었더니 활이 휘어져서

엄청 놀랍고 신기한 대목이었다.

 

 

 화살대에 접착제를 발라 압착 고무에 끼우고

마르기를 기다렸다. 압착 고무가 화살의 나아가는

방향이라... 뾰족하지 않은 채 유리나 벽에

쩍 달라붙어 위험이 적었으니 누가 이런 생각을

했을지 아주 훌륭한 생각이었다.

 

 

 화살대 밑 부분은 실을 고정할 수 있는 홈을

만들어야 하는데 한쪽으로 치우쳐 아쉬움이 있었지만...

 

 

 다 만들어져서 화살을 활의 중앙에 난 구멍으로

집어넣고 활시위를 당겨보았으나 뜻대로 되지 않아

여러 번 쏴보았다. 전통문화 익히기에다 실용성이

접목되었는지의 여부도 중요했기 때문인데...

커다란 소리를 내며 벽에 달라붙은 것은

열 번 연습에 한번 정도로 숙련이 필요할 듯하였다.

 

 

 활 만들기에 집중하다 보니 배가 출출한 것도

잊었는데 대통밥이 익어 점심 먹을 시간이 되었다.

마을 분들이 경로당에 차려주신 겉절이, 나물,

고기, 쌈, 물김치에는 정성이 가득했으며...

각자 이름을 새겼으니 밥 찾느라 시간 걸렸지만

콩이 담긴 밥을 보자 와락 반가웠다...^^

 '감사드립니다, 죽동리 마을 분들이시여~~

엄청 맛있게 먹었습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콩을 듬뿍 넣어

보랏빛으로 빛나 부러움을 샀는데..

양이 많았으나 남기면 욕심이 들통 날까

두려워 천천히 맛있게 먹었다...ㅎㅎ

 

 

 소화도 시킬 겸 마을을 한 바퀴 돌고 모시떡

만들기를 하며 떡이 익을 동안 활 쏘기와 제기차기

대회를 했는데... 활에 관계된 이야기니 이곳에다

먼저 올려본다. 제기야 찰 줄 몰라서 처음부터

참가하지 않았으나, 활 쏘기에 나서 다들 연습으로

두 번씩 해보고 시합에 들어갔는데 내 차례가 되어

화살촉의 파인 홈에 실을 걸고, 직각으로 만든 다음

은근히 힘을 주며 시위를 당기자 왠지 기분 좋은

탄력성이 느껴졌다.

 

 '어라, 이대로 가면 과녁에 붙겠는데...?' 하는

예감을 양손에 감지하며 화살을 보내는 순간???

 '쩍!' 큰소리를 내며 10에 가까운 과녁판에 붙었으니

결과는 남녀 총 30명쯤이었을 텐데 장원을 먹었지 뭔가!

힘만으로 되는 것은 아닌 듯했으며 운(運)도

따랐겠지만 정성도 한몫을 했으리라 여긴다.

상으로 '모시차'를 받았고 '神弓'이란 소리까지

들어보는 영광이 있어 어깨가 으쓱하였다...ㅎㅎ

대나무가 많이 나는 동네에 와서

대통밥을 맛있게 먹고 활 쏘기도 근사했구나!

다음은 竹洞里 마을 길을 산책해보자!

 

 

 

 

2016년  11월  22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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