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을 정리하다 식빵믹스가 나와서 마음 변하기 전에 식빵을 만들어보자 했다. 20년 전에 산 제빵기가 멀쩡하였고, 요즘 빵값도 비싸질 않나! 그냥 밋밋한 식빵보다는 무엇이 씹히는 게 좋아 일단 귀리로 오트밀을 어떻게 만드는지 찾아보았다. 하지만 오트밀은 기계로 눌러 납작하며 부드럽던데 그대로 식빵에 넣으면 호밀빵처럼 질감이 날까? 갸우뚱하다 시험 삼아 귀리를 씻어... 무작정 볶아봤더니 세상에나~~~ ㅎㅎ 두 배 정도 커지며 뻥튀기가 되는 게 아닌가? 순간 깜짝 놀라기도 하고 마구마구 신기하였다. 어쩌다 저지른 일이 신통하기도 하지, 퀴리부인이 달리 노벨상을 탔을까, 이리저리 해보다 우연히 발견하여 탔다는데 말이야! 처음에 만든 식빵은 귀리만 넣었고, 두 번째는 더 맛있어지라고 볶은 귀리와 땅콩을 넣었는..
어딜 들렀다가 밥을 먹을까? 여러 곳을 검색해보기도 하는데 요번에는 '서울약령시한의약박물관'을 우연히 발견하여 체험도 있다니 좋겠구나 싶었다. 지도를 참조했어도 물어서 박물관을 찾았다. 건물이 듬직하고 글귀가 쓰여 있어서 색다르게 보였고, 입구인 줄 알았지만 건물 뒷모습이라... 앞으로 향하니 서울한방진흥센터라 하였다. 서울 약령시는 대한민국 한약재 거래량의 70%를 점유하는 곳으로 약 8만 평 부지에 한의원, 한약국, 한약방, 한약재상 등 한의약에 관련된 업소들이 모여있어서 골목길에는 한약 내음이 솔솔 나기도 했다. 마침 정월대보름(?) 행사가 있는지 농악단의 음악이 어우러져 저절로 어깨가 들썩여졌다. 어렸을 때는 이런 풍물패가 동네를 돌면 참 무서웠다. 福을 빌어주는 역할이겠지만 떡값이라도 챙기려나 ..
둘레길 3코스를 지나며 암사동 선사유적지를 둘러보게 되었는데 현재 강동구에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기를 추진하고 있었다. 입장료는 500원! 비가 오고 있어서 땅이 질었다. 입구의 옹색함에 비하면 들어갈수록 넓었고 계속해서 박물관, 복원움집, 어린이들을 위한 체험교실과 도서관이 있어 아이들과 방문하면 더욱 즐거운 장소가 될 곳이었다. 1979년에 사적 제267호로 지정되었단다. 먼저 유구 보호각을 만났다. 가까이 가보고서야 신석기 집터를 발견한 장소를 보호하는 곳이라 해석되었는데 언뜻 어려운 말이었다. 신석기시대에는 빗살무늬토기 발굴이 많아 보호각의 둘레에 이런 무늬를 넣었는가 싶었다. 암사동에서는 3개의 문화층이 발견되어 빗살무늬토기의 신석기와 민무늬토기, 청동촉 등의 청동기 그리고 쇠도끼와 이음식독널무..
비가 온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다시 날 정하는 것도 번거로워서 우산과 비옷을 챙겨 길 떠나기로 했다. 적당한 모험심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3-1 코스는 광나루역 2번 출구에서 시작되었다. 광나루의 '나루'와 꿈을 뜻하는 '몽'이 합쳐져 광진구의 상징이 된 나루몽이다. 우산을 쓰고 한강 옆의 체육센터를 지나... 한강다리 중 하나인 광진교를 지나게 되었다. 이런 기회가 아니면 언제 한강 다리를 건너보겠나! 비는 내리지만 다리 건널 생각에 설레었고... 강바람이 불어서 우비를 입느라 잠시 멈췄었다. 광진교(廣津橋)는 1936년에 준공되어 광진구 광장동과 강동구 천호동을 연결하는 다리로 한강대교에 이어 두 번째로 오래된 다리여서 놀랐다. 6.25 전쟁 당시 북한군의 남하를 막기 위해 폭파되었다가 1952년..
밥 먹으러 온다고 하여 무엇을 할까? 실한 봄동을 5 포기 사 왔다. 국거리 양지머리가 명절밑 남아서 된장국과 이왕이면 상큼하게 겉절이도 만들고 싶었다. 봄동을 반으로 갈라 꼭지를 다듬고 잎을 일일이 씻으며 노란 가운데 부분은 따로 모았다. 고기를 참기름으로 볶다가 마늘을 넣었고 다시마육수를 부어 된장을 풀고는 봄동 한 소쿠리를 비웠다. 끓을 때 대파를 넣고 맛을 보니 부드러운 건더기도 훌륭했지만 단맛이 우러나와 고급진 된장국이 되었다. 겉절이 양념도 너무나 쉽다. 마늘, 대파, 깨소금, 고춧가루, 매실청, 양조간장 조금, 멸치액젓을 넣고 섞어준다. 싱거우면 괜찮아도 짜면 곤란하니까 양을 헤아리며 간을 맞춘다. 가운데 부분만 모은 봄동이 두 접시정도라 소금에 절이지 않고 큰 잎만 손으로 잘랐다. 봄동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