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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즉석에서 다시 머리를 모았다. 어디로 갈까?

미리 계획을 짜지 않았으니 들렀으면 하는 곳을 각자 이야기해서 일정을 대충 정했다.

지도를 펼치고 합리적인 동선이어야 절약되겠지만 가고 싶은 곳으로 달렸기 때문에...

서쪽으로 조금 전진했다가 동쪽으로 튄 모양새가 되고 말았다.

평소에 걷고 싶었던 오대산전나무숲에 가보자고 했다.

 

 

 평일인데 사람들이 제법 많았고 오후 4시에 가까웠으니 서늘한 기운이 돌았다.

집에서 출발할 때 강원도 일기예보를 참고하니 서울과 다를 바가 없어 평상시대로 입고 갔는데 역시나 강원도는

같은 온도라도 공기가 상큼해서 코끝에 싸한 기운이 돌아 친구의 패딩 조끼를 껴입어야만 했다.

난, 오솔길을 좋아하는데 생각보다 전나무길이 넓어서 무엇인가 휑한 느낌에 허전하였다.

 

 

 

 가다보니 자꾸만 무엇인가가 보였다.

전시회가 있는 줄도 모르고 처음 몇 개의 작품은 그냥 지나쳤을 것이다만...

요번 여행은 미술을 공부한 친구 두 명과 함께 했으니 색다른 맛이 나기도 했다.

활 쏘는 장면을 연출한 것 같은데 나뭇가지를 이용하여 역동감과 실제감이 표현된 재미있고 근사한 작품이었다.

 

 

 

 이렇게 커다란 작품은 눈에 금방 띄었으나 대부분이 전나무 숲길 사이사이에 있어서....

단풍구경만 온 사람이거나 이야기에 빠진 사람들에겐 작품이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이왕에 보기 시작했으니 느린 걸음으로 전나무 숲길을 걸으며 골목골목을 찾아 즐겼다.

자연재료를 이용하였기 때문에 거부감은 대체로 없었다.

 

 

 

 전나무도 올려다보면서.....

 

 

 

 숲의 끝부분일지 사람들이 나가거나 되돌아오는 모습이 보였다.

벌써 끝인가? 짧아서 시시하다는 생각을 하며 다시 한 번 반복하자고 돌아섰는데...

 

 

 

 이런 사잇길을 만났다.

와우~~~~멋진 길이었어라! 이 길은 우리들만 누볐다.

작품을 눈여겨보며 왔더니 이런 길로 우리를 인도해준 것이다.

좋아하는 숲속 오솔길이었다...ㅎㅎ...

 

 

 

 그리고서 만난 龍의 모습인가...

제목과 짧은 해설이 있었지만 이곳까지 와서 무엇을 읽는다는 것이 오염이라도 되는 것처럼....

자유롭게 상상하며 각자의 생각, 친구의 느낌과 방향을 달리해서 바라다보았다.

사람들은 넓은 길로만 흘러가서 참으로 호젓하게 걸었다.

 

 

 

 월정사가 옆에 있으니 불교적인 표현도 있었고...

 

 

 

 나무젓가락으로 만든 숲속의 사슴 한 마리도 있었다.

특히나 뿔과 다리 부분은 굵은 나무로 자연스럽게 연결하여 작가의 세심함을 엿볼 수 있었으며...

가장 깊숙한 곳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만 반기는 듯하였다.

 

 

 

 어떤 모습을 표현한 것일까! 의견을 주고받았다.

스피커 모양을 나타낸 것이 아닐까? 숲속에 음악이 흘러나오는...

설명을 읽어보니 추측이 맞았다...ㅎㅎ...

 

 

 

 단풍잎만 있는 게 아니라 무엇이 얼기설기 보였다.

눈에 잘 띄지 않는 작품으로 거미줄을 발견하였는데 하나를 찾고서 주위를 둘러보니 8개나 보여서 눈이 휘둥그레졌다.

전나무 숲과 더불어 미술작품까지 감상했으니 생각지도 않은 행복을 맛보았다.

 

 저녁을 먹고 숙소로 들어가잖다. 여기까지 왔으니 소문난 한우고기를 먹어보자고 살치살과 안심을 샀다.

상차림을 부탁하고 버섯 2접시를 더했는데 우와~~~ 맛은 훌륭했지만 비싸기도 해라! 

그 돈 주고 맛있지 않으면 말도 안 되지! 먹느라고 사진도 찍지 않았네...ㅎㅎㅎ...

노래도 부르고 무슨 이야기가 많은지 새벽 3시가 가까워 잠자리에 들었다.

 

 

 

 2015년  10월  31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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