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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곳도, 자란 곳도 아니지만 지금 부모님이 계신 곳, 김포...
예전에는 명절을 쇠러 지방에 내려가는 사람들이 불쌍하게 보였었다.
양쪽 부모님이 서울에 계셔서 편안하고 얼마나 다행스럽게 생각되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은 먼 곳이라도 고향이 있었으면 싶다.
기차를 타고 마을버스에 배를 타야 해도 고향이 있었으면 좋겠다.
날 더운데 옥상에서 삼계탕을 끓이고 계셨다. 누구 말처럼 福도 많다.
옥상은 더우니 상을 들고 한 층 내려와 천천히 다리부터 뜯기 시작했다.
인삼은 물론 농사 지으신 대추와 대파를 뜸뿍 넣으셔서 일반 삼계탕과는 달랐다.
파 잎에 고기 한 점을 얹으면 두 가지 국물 맛이 어우러져 술술술 넘어갔다.
배가 불룩한데 이번에는 수박을 드시잖다.
30분 후에 썰었는데, 앗!
크기는 아담했으나 달콤해서 깜짝 놀랐다.
"그동안 맛 안보셨어요?"
"야야, 못 생기고 맛 없는 것만 골라 먹었지!...ㅎㅎ..."
끝 무렵에 딴 수박은 야구공만 했으니 딸래미 오기 전에는 그러셨구나.
농사가 주 된 일도 아니신데 수박까지 길러내시고...^^
깻잎은 쪄서 간장양념을 하였다.
육수를 끓여 넣어 심심하게 담갔더니 부드럽게 넘어간다.
호박잎은 다듬어만 놓았고...^^
파 잎을 알뜰하게 먹으려면 조만간 몸보신으로 육개장 끓여야겠네!
배낭에 시장바구니를 하나 넣어갔었다.
미리 비닐에 넣어두셨기 때문에 집에 와서 풀어보고서야 세세한 것을 알 수 있었는데,
이 많은 것을 혼자서 들고 왔다는 것에 기운이 엄청 세다고 느꼈다...ㅎㅎ
버스에서 내려 지하철 타러 가는 길이 힘들었고, 무거웠으니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였다.
많이 들고 다니면 키가 줄어들 텐데 주신 것이니 하나도 거절하지 않았다.
부모님 계신 곳을 고향으로 삼아야겠다.
2016년 8월 4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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