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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이어 뮤지컬을 보게 되었다.

하나는 '오, 캐롤!' 이었고 다른 하나는 '젠틀맨스 가이드 (사랑과 살인)'이다.

같은 동기가 마련한 자리로 일을 하고 있어서 그런가 숙제를 내줬으면 답이 얼른 와야 하는데

멋진 뮤지컬을 보면서 애가 탄 경우라 다음에는 숙고해야 되겠네! 했었다.


 표 세 장이 남았다고 인원수를 채우라기에 아까워서 열심히 모았더니

소식이 한참 없어서 이 친구들에게 오히려 실수할까 봐 안절부절 했었다.

늦으면 늦는다 오면서라도 이야기해주면 좋았을 것을 시작하기 1분 전에 나타나

얼마나 마음 졸였는지 의자에 앉아서야 웃음이 나왔었다.


 요번에는 당일이 되어 '오늘이구나, 이따 만나자!' 확인하고는,

넉넉하게 도착하여 사진 찍으며 기다렸더니 댕댕~~~ ♬ 문 닫기 직전에 도착!

한번 경험한 후라 시작 전에는 올테지, 마음을 여유롭게 가져서 애태움 없이 재미있게 봤다.


 '젠틀맨스 가이드'는 1900년대 초반, 영국 런던을 배경으로 가난하게 살아온...

'몬티 나바로'가 자신의 출생비밀을 알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고귀한 '다이스퀴스' 가문의 딸이었던 어머니는 사랑을 선택해 가난한 사람과 결혼한 경우여서

집안의 반대로 호적에서 지워지다시피한 분이었는데 돌아가시고서야 유물을 발견하고

아들인 본인이 가문의 여덟 번째 후계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백작이 되기 위해서

자신보다 서열이 높은 후계자들을 한 명씩 제거하는 과정을 다룬 뮤지컬 코미디이다.

코미디가 아니었으면 살인이라는 무서운 욕망 덩어리로 전개되었을 것이다.


 여덟 번째 후계자이니 앞에 7명이 하늘나라로 가야 했기에

한 명의 연기자가 7명의 연기를 남자든 여자든 모조리 한 경우여서

분장을 15초 내에 빠르게 해야 하는 장면까지 있어 웃음을 주기도 했다.

목소리도 인물마다 변해야 했으니 얼마나 노력했을까!


 그러니까 나라마다 다르겠지만 백작은 남자만 되는 것이 아니었나 보다.

태어나면서 그 가문의 모두가 백작이 되나 했는데 서열 1위만 되는 것이었고,

소제목(小題目) 사랑과 살인에서 7번의 살인 이야기에 이어 사랑이란...

가난했을 때와 백작 위치에 오를 때 여인들의 입장 바뀌는 모습이 지금과 다르지 않아 씁쓸하기도 했다.

무대장치가 단순한 듯하면서 컴퓨터그래픽으로 많은 변화를 주어 세련미에 신선했으며,

오케스트라가 끝까지 함께 해 자그마한 효과음향까지 들려주는 정성이 있었다.


 초대된 표이니 일찍 와서 바꾸면 앞자리에 앉는다는데...

맨 뒤에서 연기자들의 얼굴 표정이 보이지 않아 아쉬웠지만

그녀는 같이 봐줘서 고맙다 하고 나는 만나서 반갑고 뮤지컬을 대할 수 있어 좋았다.

다음에도 임박해서 올지 모르지만 부르면 얼마든지 환영할 일이다.





 2018년  11월  27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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