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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창동 마을길을 내려오며 북한산 둘레길은

대부분 다녀왔다고 생각했다가 지도 놀이를 하던 중

우연히 둘레길 7구간을 발견하고 생소함에 끌렸다.

이곳은 불광역 2번 출구 '생태공원'에서 시작하는데,

 

 

 

 날씨가 좋았고 2.7km로 1시간 40분쯤 걸린다니

가벼운 마음으로 향할 수 있었다.

집에 와서 점심 먹을 생각으로 바나나 한 개와 물을 챙겼다.

공원에 도착해보니 산 위로 올라도 좋겠고

공원만 돌아도 마음이 순해질 듯하였다.

 

 

 

 공원의 중앙으로 내려와 길을 건너면

'옛성길'이 시작되었다. 버스로 오는 동안 북악터널과

구기터널을 지났으며 도로로 양쪽이 나뉘는 것 같아

이곳은 무슨 산인지 궁금했는데 같은 북한산이었다.

터널 위로 북한산 봉우리들을 오를 수 있었던 것이다.^^

 

 

 

 지도를 보면 복잡한 마을을 지날 것 같아도

내내 한적한 산 위를 걸었고...

 

 

 

 해발 350m~ 400m(?)의 낮은 산을 온전히

넘는 것과 같아서 알맞은 운동량에 둘레길 치고는

좀 색다르다 싶었다.

 

 

 

 평지가 나와 이제 다 올라왔는가 싶으면...

 

 

 

 또다시 오르며 군사시설도 만나고 

 

 

 

 정상인 듯한 곳에 이르렀는데 시야가

탁 트이며 풍경이 좋았다. 북한산의 남쪽에서 보이는

봉우리들이 한꺼번에 나타났던 것이다.

왼쪽부터 족두리봉, 향로봉, 비봉, 문수봉, 보현봉이라나?

책을 읽다 보면 다음에 어떤 책을 읽을지 길이 보이듯...

단순히 둘레길 찾아왔다가 이 봉우리들을 모조리

올라가 보겠단 계획을 세워보았다.

 

 

 

 멋스러운 소나무에 길이 아기자기하며

적당하게 오르락내리락 예뻐서 이따금 뒷산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와야겠단 생각도 들었다.

 

 

 

 서울이 하도 넓어 모르는 동네가 많은데

불광역 쪽을 내려다본 모습과

 

 

 

 멀게만 느껴졌던 홍은동이 산자락에 폭 싸여있었다.

 

 

 

 산사춘인 듯한 빨간 열매가 눈길을 끌었으며

정자에서 점심 먹는 사람들이 보였다. 궁금하여 한 알

입에 넣었더니 색은 가을이었으나 맛은 아직 여름이었다.^^

 

 

 

 올라온 거리가 있어 내리막길이 경사지며

험한 곳도 있었다. 그러다... 그러다......

둘레길 7구간의 가장 궁금했던 '탕춘대성'을 만났다.

 

 

 

 산길에 이런 유적지(탕춘대성암문)가 있으면

걷기에 완성도가 더해져 뿌듯하다. 탕춘대성은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33호로 서울성곽과 북한산성을

연결하는 성이었다. 두 곳의 방어 기능을 보완하고 군량을

저장하기 위하여 만들었단다. 향로봉까지 연결되어 있으며

길이는 약 5.1km라는데...

 

 

 

성 위로 올라가 봤더니 높이가 있어서일까?

돌 틈에서 난 단풍이 보기 좋았다.

 

 

 

 동네로 거의 내려오자 '옛성길'을 시작하는

지점이 나타났다. 나는 8구간으로 이어지는 지점에서

시작하여 거꾸로 돈 셈이다.

 

 

 

 평창동은 비교적 잘사는 동네지만

이런 산 위에까지 집이 있을까 싶었는데,

바닥이 이상해서 들여다보니 산에서 내려오는 물길이었다.

작은 폭포처럼 밑으로 떨어지며...

 

 

 

 물길은 이어졌는데 홀연히 이런 집이 나타나

정다우면서도 찡하며 뭔가 애틋하였다.

 

 

 

 도로로 내려오니 북한산을 뚫은 구기터널이 보였다.

 '아하~~ 바로 이곳이구나!'

집에 와서 지도를 보고 공부한 결과 이제는 누구의 도움

없이도 북한산의 남쪽 봉우리에 오를 날을 꿈꾸게 되었고,

심심치 않게 낮은 산을 넘는 둘레길 7코스가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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