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선릉에 갔더니 마침 한가위를 앞두고 벌초를 하고 있었다.

왕릉을 벌초하는 모습은 신문에서나 봤는데,

귀한 모습을 마주 하였다.

 

 

 

 맨눈으로 보기에는 연초록의 잔디가 포근하고 보기 좋았으나

때가 되었으니 말끔하게 정리해드려야 하지!

자른 풀들은 금방 마르며 싱그런 풀냄새가 났다.

성종의 묘이다.

 

 

 

 능 안에는 산책길이 여러 갈래지만

500년 되었다는 은행나무는 막다른 골목에 있어 자주 가는 사람들만이 발견할 수 있을 터였다.

점심시간에 이곳을 자주 들르는 친구와 불현듯이 약속이 이루어졌다.

오전 10시쯤 연락이 와 11시 30분에 만났으니 그야말로 번개로...

군침 돈다는 도라지 무침 때문이었다.^^

 

 

 

 능에는 보통 세월이 느껴지는 소나무가 많은데,

오늘은 은행나무를 보고 나이 먹는다는 것은 단순히 늙어가는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굵은 몸집과 뻗어나간 우직한 가지들이 넉넉함으로 따스함과 믿음을 주었고

겹겹의 주름과 투박한 나무껍질이 멋스러움에 기품을 더했기 때문이다.

몇십 년의 세월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찬란함으로 

사람도 닮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다.

그러고 보니 은행 떨어진 모습이 기억에 없네?

단풍들 때 가봐야겠다.

 

 

 

 

  2020년  9월  22일  평산.

'늘상에서떠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북한산 둘레길 7구간(옛성길)  (0) 2020.10.07
북한산 인수봉 보러...  (0) 2020.09.28
태풍이 지나자...  (0) 2020.09.04
망태버섯과...  (0) 2020.08.07
백사실계곡을 찾아 1  (0) 2020.08.04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