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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상에서떠남

태풍이 지나자...

평산 2020. 9. 4. 13:00

 태풍이 동해로 빠져나가자

금방 하늘이 개기 시작하여 어디론가 가고 싶었다.

이른 봄처럼 마음이 붕 떴던 것이다.

하지만 어디로 가겠는가!

버스 타기도 겁나고 우물 안 개구리지!^^

 

 무엇이라도 해야만 진정될 것 같아 반찬 몇 가지 준비하고

밖을 수시로 내다보며 하얀 구름과 회색 구름이 

빠르게 변화하는 모습에 구름 구경이라도 하자 싶었다.

 

 

 

 산마루에 오르니 바람이 제법 세서 태풍의 여운이

느껴졌는데 두려움 대신 시원했으며...

옥잠화의 싱그러움에 갑갑함이 사라지고 있었다.

 

 

 

 은행나무 군락에 들어서자 지난밤 바람의 위력이 보였다.

제법 노란색을 띤 열매들이라 안타까웠지만

더욱 실한 가을이 되라고 양보해 줬다 여기며 지나갔다.

 

 

 

 사람 드물고 축축하여 여러 날 둘레길로나 다녔는데

처럼 깊은 숲으로 들어갔더니 하늘이 보이지 않았다.

역시 숲은 질리지 않고 언제나 좋다.

 

 

 

 운동장에서 동서남북으로 돌며 구름을 실컷 바라본 후

농구장에 그려진 선 따라 뒤로 걷기를 해보는데

연세 지긋한 아저씨 두 분이 따라 하셔서 웃음이 나왔다.^^

 

 

 

 구름은 북에서 남쪽으로 향할수록 밝았으며

 

 

 

 숲은 남에서 북쪽으로 향할수록 피해가 컸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남쪽에서 태풍이 불어왔음에도

북쪽 창문을 닫아야 했으니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도는

태풍의 길게 뻗은 나선형 꼬리 부분에서 

세찬 바람이 불어닥친 것이리라.

 

 

 

 걸음을 멈추지 않고 집으로 향하면 피할 수 있었는데...

고사리가 아름다워 잠시 쭈그리고 앉았더니

손등에 까만 모기 두 마리가 앉았다.

변화무상한 구름 구경에 붕 뜬 마음도 잠재워줬지,

공짜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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