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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상에서떠남

폭설(暴雪)

평산 2021. 1. 29. 07:16

 

 

 출근시간이 지나고 눈이 오기 시작해서

퇴근시간에는 모조리 녹아 교통대란 없이 반짝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준 눈이었다.

예보가 맞을까? 라는 댓글에 인천에 지금 많은 눈이

오고 있어요! 하여 조금 후면 도달하겠다 싶었다.

 

 

 

 눈은 예보보다 늦게 시작됐지만 강렬하다 짧게 끝났다.

강풍이 불어 동해 쪽으로 구름을 밀어낸 이유였을 것이다.

함박눈이 쏟아지다가 거짓말같이 멈췄을 때...

서쪽 하늘을 보니 더 이상 올 것 같지 않았다.

때가 있어 빨래는 다녀와서 널기로 했다.

철쭉에 얹어있는 눈꽃을 보라!^^

 

 

 

 강풍이 있거나 기온이 높은 날은 눈이 그쳤어도

모자가 달린 옷을 입거나 우산을 가져가야 한다.

나무에서 눈이 떨어지면 목 부분이 시리기 때문이다.

하얀 눈이지만 여백의 미가 있을 때 보기 좋았다.

 

 

 

 발자국 모양의 땅이 드러난 이유는 

신발에 쩍 하니 달라붙는 눈이어서다.

색은 모두 하얗지만 눈에도 종류가 많은 것이다.

집에 올 때쯤엔 햇볕이 나오기 시작해 습도가

높아졌을까 달라붙지 않았다.

 

 

 

 어느 쪽으로 향할지 정해진 것은 없다. 

사람이 적은 쪽으로 움직인다.

일주일 중 월요일과 금요일에 한적하였다.

 

 

 

 벼락 맞았다고 혼자서 생각하게 된 나무다.

몸통이 쩍 벌어져 있고 몸이 ㄱ자로 꺾여있는데

마침 강풍이 불어 나무 위에 있던 눈들이 심하게 날렸다.

효험이 있을 것 같아 손을 대고 잠시 소원 하나 빌었다.

 '날 좋을 때 차분히 이야기 나눠봐야지!'

 

 

 

 소나무 잎이 멋스럽다.

이런 모습 보려고 따뜻한 방에서 나오는 것이다.

가고 싶은 겨울산이 많지만...

요번에는 태백이라 생각하고 걸었다.

 

 

 

  마당에 바람이 부니 시베리아가 연상되었다.

깔려있던 눈들이 일제히 일어나 한 방향으로 휘몰아쳐서

바람을 등지고 뒤로 걸어야만 했다.

겨울철 북서풍이었다.

 

 

 

 가을에 나무를 많이 베었다.

아카시 나무가 고목이 되어 가지가 마르고

태풍에 잘 넘어져 위험하니 미리 잘라준 것 같았다.

달달한 향기가 희미해지는 아쉬움이 남는데

산 곳곳에 나무더미가 많아 아궁이 하나 만들고 싶다.

 

 집에 와서 씻고 빨래 널고...

점심으로 약밥 데워 한 접시 먹고서 

눈이 가물거려 한숨 푹 잤다...^^* 

 

 

 

    2021년 1월  29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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