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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솥 고장 난지 한 달은 됐을 것이다.
밥은 먹어야 하니 얼른 사 오면 되지만...
서비스를 다시 한번 받아야 할까,
당장 실행하기가 뭐 해서
예전처럼 옹기에 해 먹었더니
소꿉놀이하듯 재밌고...
뜨끈하니 그 자리서 퍼먹는 맛에
아직 살 생각을 못 하고 있다.
아침저녁으로 성가실 것 같지만
느긋하게 약한 불에 올려놓고
이불 개고 세수하고 나오면
우렁각시가 몰래 해놓은 것처럼
압력솥과 양은 냄비 중간쯤으로 찰진
밥이 감쪽같이 되어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누룽지가 살짝 앉아
물 넣고 밥풀 다독이면 보글보글
숭늉이 되어 설거지도 어렵지 않게
시원하고 고소한 입가심이 되었다.
갑자기 목돈 들어갈까 망설이는 줄 아는데
쇠뚜껑 운전수는 나니까 불편함이 없어
당분간은 이렇게 살아볼까 한다.
다만 뚝배기 뚜껑이 유리라 가벼워 캠핑 온 듯
무거운 다기를 얹어 눌러주고 있어서
뚜껑 달린 옹기 솥을 하나 살까 하다
별안간 어머니께서 주신 코닝 냄비를 찾아보았다.
'이곳에 밥 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
'오늘 저녁은 여기다 해보자!^^'
아침저녁으로 밥을 해 먹으니 맛있어서
밥은 그대로 먹고도 누룽지까지 싹싹 비워
그 점이 걱정 아닌 걱정일세!^^
2021년 11월 30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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