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주일에 한 번 다녀오는 것은 힘들었다. 물소리길 2코스는 '경의중앙선' 신원역을 출발하여 국수역을 지나 아신역까지 가는 여정이다. 일명 '터널이 있는 기찻길'로 터널을 두 개 지난다. 역에서 내려와 신호등을 지나면 바로 한강이다. 자전거와 같이 가는 아스팔트길이라 햇볕이 강하여 아카시 그늘 쪽으로 걸었는데 한적해서 좋았다. 모자도 없이 물고기 잡는 어부가 있었다. 움직이지 않고 배 위에서 강물만 응시하였다. '道를 닦는 것일까!' 이따금 자전거가 띠릉띠릉 했다...ㅎㅎ 멀리 여행 가지 않아도 만족스러운 길이었다. 모조리 구경하며 천천히 걸었다. 한강 따라가다가 고래실마을로 접어들었다. 조금 들어갔을 뿐인데 여러 체험마을로 아이들 웃음소리를 실은 동네 기차가 지나가고 있었다. 이곳 평상에서 땀 식히며 쉬..

올 들어 두 번째 모임은 여고에서 하기로 했다. 약속을 정할 때에는 어서 그날이 왔으면~ 했어도 막상 그날이 오니 날도 더운데 집에 있을까? 망설여졌지만 오랜만이라 참가해 보기로 했다. 현재의 정문 모습이다. 3년 동안 걸었던 예쁜 길이 눈에 들어왔다. 자유롭고 밝게 키워줘서 살면서 내내 고마운 곳! 이 날은 호호백발 할머니 선배들도 많이 오신다. 3학년 때 드나들던 교실... 정원은 변함 없는데 나무가 자랐다. 앉아서 조회를 했던 노천극장! 그래서 월요일 조회가 하나도 싫지 않았다. '여전히 아름다웠어라!' 약속장소인 유관순기념관이 뒤쪽으로 보이며, 끝나고 잔디에서 동기들과 사진을 찍는데 아이스크림을 먹던 소녀 후배들이 얼른 나서서 이런저런 자세를 부탁하며 함박웃음을 주니 고맙고 귀여웠다. 당시에도 기..

스파트필름은 꽃이 진 후 씨앗을 맺지 않았다. 꽃으로 인해 새싹 나오는 것을 못 봤으니 말이다. 대신 원뿌리 옆으로 새순이 부글부글 나오면 살짝 흔들어 뽑아 빈 화분에 심어 물만 줘도 잘 자랐다. 반 그늘을 좋아하고 추위에는 약하다. 멸치를 다듬고 남은 부분을 조금씩 묻어주며 얼마나 건강해질까 기대했는데 멸치 맛이 짰던가 한동안 잎이 펴지질 않고 쪼글쪼글 나와서 멸치부산물 준 것을 몹시 후회하였다. 짠 기운을 씻어내기 위해 물을 흠뻑 주면 도움이 됐을 테지만 옮기기 어려워 흠뻑 주지도 못하고 몇 년 지나자 회복하려는 모습에 다행스럽더니, 상점에 갔다가 관엽식물에 좋다는 비료를 우연히 발견하여 회복시키려는 마음에 반가웠다. 비료를 사 온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팥알만 한 알갱이로 신이 나서 화분마다 3..

배추를 사러 간 것이 아니었는데 마트 뒷문으로 들어가 계산하고 앞문으로 나오니 배추가 실해서 마침 담글 때도 되었기에 3 포기만 카트에 담았다가 6 포기를 할까 망설이는데 지나가던 처음 본 아주머니가 배추가 좋으니 6 포기 하라고 강조하셨다... ㅎㅎ "그럴까요?" "장마에 하지 않아도 되잖아요." 그래서 마트에 다시 들어가 쪽파와 무를 실어 배달시켰는데 쪽파 뿌리가 동글동글 야무지며 얼마나 탐스러운지 이맘때만 볼 수 있는 쪽파 장딴지 모습에 김치가 맛있을 수밖에 없겠다 싶었다. 들어가는 양념을 최소화했다. 부추도 넣지 않았다. 배추를 절인 후 저녁 하기 전에 김치양념을 모조리 해서 김치냉장고에 넣어두었다. 일을 쉽게 하기 위한 것이며 6 포기 하길 잘했다.^^ 사실 오늘 이야기할 것은 음식 이야기가 아..

지팡이를 선물 받아 써보긴 해야 될 텐데... 다리를 아껴야 해서 영봉에 갈 생각을 못하다가 북한산이 어디냐며 가보자는 젊은 친구를 만났다. 와우~~~ 반가운 소리! 리조트가 완성되었나! 말끔한 모습에 입구부터 멋있었다. 수위아저씨가 차렷하고 서있어서 멋쩍었는데 연휴에 멀리 가는 것보다 이런 곳에서 쉬어도 좋으리! 마음먹을 때마다 올 수 있으면 부자다 싶다.^^ 처음으로 지팡이 두 개를 써보았더니, 확실히 힘이 분산되는 느낌에 의지가 되었다. 걷는 요령은 내가 더 있었겠지만 젊은 친구가 앞장서서 속도를 냈기 때문에 헬기장까지 오는데 땀을 섭섭하지 않게 흘렸다. 확실히 동네산 하고는 틀리단다... ㅎㅎ 어느 방향에서 이곳까지 왔는지 설명해 주었다. 경사가 있는 초반에 멈춤 없이 땀을 흘리고 능선에 올랐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