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을 한 번도 안 가봤다는 친구와 함께 했다. 오면서 한 사람씩 내리는 정류장이 달랐다. 이촌역에서 내려야 하는데 이수에서 내렸고 신문을 읽다가 두 정거장 더 갔으며... 처음 온 친구는 출구를 잘못 나와 헤맸다 한다. 전화가 없었으면 어찌 만났을꼬?... ㅎㅎ 왼쪽의 상설전시장에서 명화전을 하고 있었지만 처음 온 친구가 있으니 우리나라 역사를 먼저 느껴보자며 고조선부터 다시 둘러보았는데 개인적으로는 청자나 백자보다 초벌구이 토기가 멋스러워 시간이 흐를수록 토기의 쓰임새와 변화과정을 비교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두 번째로 자세하게 본 것은 사신도였다. 그림이 흐릿한 가운데서도 용의 모습이 뚜렷하였다. 좌 청룡(靑龍)이다. 무덤 널방 동쪽의 수호자로 화려하면서도 몸체의 움직임이 기운차게 느껴졌다..
오전 9시부터 전기와 수돗물이 끊어진다니 엘리베이터가 멈추기 전에 일찍 집을 나섰다. 국립박물관에 안 가본 친구와 함께 하기로 했는데 도착하여 새소리 나는 숲에 앉았더니 고요함에 누구 하나 부러울 게 없었다. 박물관이 용산에 있으니까 혹시나... 대통령이 근무한다는 곳이 보일까? 올라가 두리번 했더니 건너편에 봉황 두 마리가 연결된 태극기가 걸려있었다. "바로 저기로구나!" 뒤로 북한산과 남산 타워가 보이고... 미군 기지가 있던 부근이라 녹지가 많이 보였다. 신문을 읽고 근방일 것이라 찾아본 것인데 짐작이 맞아 여하튼 반가웠다. 박물관으로 들어갔다. 기획전시실에서는 삼성의 특별전시가 있었으나 예약이 하늘의 별 따기여서 지난번에 이어 고려시대부터 구경하였다. 개경이 수도였던 고려는 문화재가 별로 보이지 ..
지하철에서 박물관으로 향하는 전용 길이다. 여기서부터 어깨가 으쓱해진다. 깨끗하고 조용하고 왕비가 된 느낌이 든다. 밖으로 나오니 산책로(나들길)가 이어졌다. 먼지가 없는 날이면 더욱 좋았을 것을... 있어도 뿌듯한 것이 주변 환경이 광활하며 아름다웠고 나라사랑 국립중앙박물관 아니겠나! 이왕이면 이런 곳에서 놀아야지 말이야.^^ 앞에 배롱나무 연못이 보인다. 서울은 100년 만에 봄이 가장 빨리 왔단다. 온갖 꽃들이 한꺼번에 화들짝 핀 것이다. 빌딩과 자동차와 사람들이 내뿜는 열기에다 온난화와 더불어 기온이 갑작스럽게 올라간 것이다. 봄은 4일이 길어졌고 겨울은 8일이 짧아졌다나? 넓어서 한꺼번에 보려는 욕심은 버려야 한다. 대각선을 그어 반절을 돌고 온 셈이었다. 나들길, 배롱나무못, 거울못을 반 바퀴..